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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광장에 애국가 울려퍼질 수도

중앙일보

입력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한국의 양궁 금메달 획득을 알리는 애국가가 울려 퍼질까. 현재로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로마가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자 포르투갈의 호세 바라비아 마틴 추기경이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는 항상 스포츠를 건강한 가치관을 갖게 하는 수단으로 장려해왔다”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에서 경기를 주최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이에 이탈리아 올림픽 조직위원장인 조반니 말라고가 “바티칸은 로마 안에 있지 않은가. 멋진 아이디어다”라며 “마틴 추기경이 내 마음을 읽은 듯하다”라고 반색했다.

19일 6000여 명의 이탈리아 운동선수들이 성베드로 광장에서 보는 특별 미사가 계기가 될 듯하다. 말라고 위원장은 “이때 바티칸과 올림픽 얘기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바티칸에서 열릴 법한 종목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특히 강한 양궁이다. 70m 이상의 거리가 나오면서도 바람의 영향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성베드로 광장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바티칸에선 교황의 여름 휴양지인 카스텔 간돌포를 두고도 “공간이 넓다”고 말한다. 로마가 2024년 유치에 성공한다면 64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여는 셈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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