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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교육 경감 대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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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EBS 연계 교재의 학습량이 줄어든다. 학원비를 외부에 표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가 확대되고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외국인 강사 채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다. 국내 연간 사교육비는 18조6000억원으로 내년도 유초중등 예산(39조6000억원)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큰 규모다. 전체 사교육비의 65%가 영어(6조3000억원)와 수학(5조8000억원)에 집중돼 있다. 교육부 조재익 공교육진흥과장은 "사교육 수요가 높은 영어·수학에 집중 대응하겠다"며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습부담을 줄여 사교육을 대폭 경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수능에 연계되는 EBS 영어·수학 교재의 학습부담을 줄이는 것다. 영어의 경우 현재 어휘 수준(2014학년도 기준 5668단어)을 2017학년도까지 교과서 기준(최대 3500단어)으로 대폭 경감한다. 또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내용의 지문, 문법이 복잡한 지문은 가급적 배제키로 했다. 수학도 수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EBS 연계 교재 수를 현행 8권(자연계)서 2016학년도부터 5권으로 줄인다. 연계 문항 수는 올해 2520개에서 2016학년도 2000개로 감축한다. 특히 '수학 포기자' 양산을 막기 위해 2018학년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올라갈 때 학습량과 난이도가 완만히 상승하도록 조정키로 했다.

이로 인해 영어와 수학의 수능 난이도는 올해보다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변별력 문제가 지속돼 상위권 학생들의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중하위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성적 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선 EBS 연계 교재의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고교 영어교사는 "EBS 교재의 어휘나 지문 수가 너무 많아 학교에서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 소위 '영어유치원'의 원비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학원비 인상의 주요인으로 지적되는 외국인 강사 채용 금지 방안이 검토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법과 출입국관리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해 관련 부처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영어 유치원은 전국 292곳이 운영 중이다. 일반 사립 유치원 평균 원비(48만2000원)보다 비싼 원비(79만3000원)를 받고 있다. 학원비 등을 외부에 게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도 전면 확대된다. 기존에 있던 강남구 등 13개 학원중점관리구역은 사교육특별관리구역으로 개편돼 학원비 단속, 선행학습 영향평가 등이 강화된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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