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금 대신 쌀·라면 … 대구 기부, 현물이 3분의 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대구 달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해마다 12월이면 5만원 정도 기부금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현금 대신 고기로 기부를 대신할 생각이다. 그는 “송년 모임이 집중되는 12월이지만 가을보다 매출이 20% 가까이 줄었다. 소액이지만 현금 기부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불황 탓일까. 대구·경북의 연말 기부 흐름이 현금에서 쌀·라면 등 현물로 바뀌고 있다. 대구·경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현물 기부를 분석한 결과, 대구는 32억8400만원, 경북은 12억200만원으로 나타났다. 기부받은 현물을 현금으로 환산해 분석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구(23억3800만원)·경북(10억3800만원) 모두 현물 기부가 증가했다. 2012년 같은 기간에도 대구는 18억7900만원, 경북은 10억5730만원에 그쳤다.

 방성수(57)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경기 침체로 부담스러운 현금을 기부하는 기업이나 시민들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현물을 내는 사례가 확 늘었다”며 “쌀과 라면·신발·내복 등 생필품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전체 기부액은 대구가 99억2400여만원, 경북이 82억4300여만원으로 조사됐다. 대구는 올해 연중 기부 목표액인 124억7000만원에서 25억4600만원이 부족한 상태고, 경북(기부 목표액 161억7000만원)은 79억27000만원을 더 채워야 연중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보통 12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기부가 집중되기 때문에 대구는 기부 목표액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경북은 현재까지 모인 기부액이 적어 목표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김윤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