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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을수록 더 깊은 맛…엽전 모양 발효차 청태전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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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김성 장흥군수(오른쪽)가 장흥군농업기술센터 안 청태전체험관에서 청태전 차를 맛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녹차와는 또 달리 맛이 부드러우면서 깊고 향이 은은한 차. ’

 ‘약이 귀했던 시절에는 감기나 배앓이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던 약차(藥茶).’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애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중국 최고급의 보이차(普<6D31>茶)와 같은 발효 차.’

 ‘모양이 엽전과 비슷해 전차(錢茶)라고도 부르는 덩어리 차.’

 일반 엽차(葉茶)와 달리 해가 묵을수록 깊은 맛이 더하는 청태전(靑苔錢) 이야기다. 이름은 시일이 지나면서 발효해 파란색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전남 장흥군이 복원한 ‘청태전’은 차 잎을 찐 다음 찧어 틀에 넣고 다져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어느 정도 마르면 꼬챙이로 구멍을 뚫어 종이 끈 등에 꿰어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건조시킨다. 그리고 한지에 싸 항아리에 보관하며 숙성시킨다. 차를 만든 직후에는 녹차의 성질을 지니지만, 6개월 정도 숙성하면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발효 차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차를 마실 때는 먼저 차 덩어리를 약한 불에 노릇하게 굽는다. 잡스러운 냄새와 습기, 차의 풋내를 없애 독특한 향과 풍미를 더하는 것이다. 덩어리를 쪼개고 끓는 물 500~600㎖을 부어 5분 이상 지난 뒤 마신다. 3~5차례 더 우려내 마실 수 있다.

주전자에 넣고 끓여 마시기도 한다. 끓는 물 2L에 덩어리를 쪼개 넣고 2~3분 정도 더 끓여 마신다. 2~3차례 더 우려내 즐길 수 있다. 생강이나 유자·모과·오가피를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

 김성 장흥군수는 “청태전은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값이 높은 편이라서 대중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 가치를 아는 사람이 즐기는 세계적 명차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청태전은 천년고찰인 보림사 일대와 천관산 등에 자생하는 차의 잎을 쓰는 데다 만들고 숙성시키는 과정에 많은 손길과 시간이 든다.

 김 군수는 “앞으로는 역사성·희소성과 함께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 치중해 장흥을 상징하는 특산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청태전은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녹차컨테스트에서 올해와 2008년 최고금상, 2011년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토종 종자와 음식을 목록화한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됐다.

 삼국시대부터 남해안 지방에서 내려오다 1940년 대 들어 사라진 것을 장흥군농업기술센터가 복원, 현재 다원 6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희귀한 명차답게 포장과 디자인은 고급스럽다. 가격은 보통의 것 8개를 포장한 게 5만원. 고급 12개를 포장한 상품은 13만~30만원. 문의 장흥군농업기술센터 061-860-0554.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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