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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필요 없고, 반값 등록금 내고, 미국인 가족이 돕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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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미국 앤젤로주립대는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SAT를 면제하고 국내 고교 내신 또는 수능시험 성적만으로 입학하는 글로벌 특별 입학전형을 실시한다. 앤젤로주립대 미식축구 경기 모습. [사진 YBM]

주부 이경선(45·여·서울 강남구)씨는 고민에 빠졌다. 아들이 올해 수능시험에서 목표한 점수를 얻지 못해서다. 전공보다 대학에 맞춰 진학시키자고 남편과 얘기했지만 물리학자를 꿈꾸는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다.

 이씨는 “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면 대학에 갈 의미가 없다고 해 논의 끝에 앤젤로주립대(Angelo State University·이하 ASU) 글로벌 특별 입학 전형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전형은 앤젤로주립대가 한국 학생을 위해 마련한 특별 입학 프로그램이다.

 미국 텍사스주 샌 앤젤로 시에 위치한 ASU는 미국에서 4년제 명문 주립종합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씨 아들이 ASU를 택한 이유는 물리학 때문이다. ASU의 물리학과는 텍사스주 대학 중에서 1위, 미국 내 21위를 기록하는 물리학 명문이다. 이 밖에도 회계학·동물과학·예술·매스미디어·직업치료·검안학·약학 등도 인기가 높다.

 대일외고를 졸업하고 ASU 글로벌 특별 입학 전형으로 입학한 1기생의 학부모인 유제순씨는 “대학의 면학 분위기가 좋아 아이가 학업에 집중하고 대학생활도 만족하고 있다”면서 “한인 학생들이 잘 적응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대학과 샌 앤젤로 시민들 덕”이라고 말했다.

 ASU는 국제 유학생을 위해 호스트 패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국 현지 지역민과 유학생을 연결해 미국 가족이 학생 생활의 전반적인 부분을 돕는다. 셰린 탐린 ASU 대외협력처장은 “학생이 학업에 열중하도록 학습뿐 아니라 대학생활까지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미국 문화도 배울 수 있어 국제 유학생들에겐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ASU 글로벌 특별 입학 전형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면제해 국내 고교 내신 또는 수능시험 성적만으로도 입학할 수 있다. 모든 미국 유학생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말하기·듣기·쓰기·읽기를 모두 평가하는 iBT 토플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ASU는 읽기와 듣기만 평가하는 ITP 토플 성적으로 대체한다.

국내외 전문대 졸업생 편입 자격

ASU 글로벌 특별 전형 입학생이 되려면 ▶국내외 정규 고교 졸업 및 졸업예정자이거나 이와 동등한 학력이 인정되고 ▶고교 3년간 평균 5등급 또는 수능 5등급 이내이면서 ▶여권·비자 발급에 결격사유가 없는 학생이면 된다. 편입학은 ▶국내외 전문대 졸업 또는 4년제 대학 60학점 이상 이수 ▶대학 성적이 4.0 만점에 2.5 이상 ▶여권·비자 발급에 결격사유가 없는 등의 자격조건을 갖춰야 한다.

 ASU 글로벌 틀별 입학 전형 입학생에겐 텍사스 주민에게만 부여했던 반값 등록금을 적용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일반 외국 학생의 절반 수준인 텍사스 주민 학비(연간 7575달러, 약 800만원)만 내면 된다.

 입학 뒤 1학년 GPA(Grade Point Average·평점)가 3.0 이상 되는 우수자에겐 2학년부터 연간 1000~2500달러(약 110만~275만원)의 장학금도 추가 지급한다. 2년을 다닌 뒤에 미국 내 다른 대학에 편입할 수 있다. 1, 2학년 GPA 3.0 이상을 받을 경우 조건 없이 TTU(Texas Tech University)로의 편입도 보장된다. ASU 한국입학처 업무총괄 석철민 실장은 “수시 모집 때 자격조건을 내신 4등급 이내로 제한했는데도 참가자 대부분이 2~3등급이었다”며 “정시모집에서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SU 글로벌 특별 입학 전형 합격자는 YBM에듀케이션이 제공하는 대학 진학 준비 과정인 YBM UAP(University Academic Prep)를 6개월 동안 이수해야 한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 과정에서 회화부터 에세이, 입학 컨설팅 등 유학 후 학업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준비하게 된다. ASU 국제교류원 이원재 교수는 “입학과 동시에 정규 수업에 바로 투입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6개월간 노력이 입학 후 학업과 현지 적응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 합격생들의 향학열이 뜨겁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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