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 무릎 꿇리고 욕설·폭행 … 회사 직원 매일 찾아와 거짓진술 강요"

중앙일보

입력 2014.12.13 01:50

업데이트 2014.12.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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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땅콩 회항’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인 박창진(41) 대한항공 사무장이 12일 입을 열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86 항공기에 탑승했다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시로 비행기에서 내렸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마카다미아(견과류의 일종) 기내 서비스로 촉발된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고 회사 측으로부터 거짓진술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얼굴과 실명을 드러낸 박 사무장은 “당시 조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으로서 용서를 구했지만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했다”며 “서비스 지침서가 담긴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까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와 여승무원의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계속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사무장은 여객기가 회항하게 된 경위도 밝혔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라고 말했다”며 “오너의 딸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고 했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측이 자신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보도 이후 대한항공 직원 5~6명이 거의 매일같이 찾아와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은 한 적이 없고 스스로 내렸다고 (국토교통부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나에게) ‘국토부 조사담당자들이 대한항공 기장과 사무장 출신이라 조사라고 해 봤자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하며 심리적으로 (나를) 위축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 모욕감과 치욕은 겪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무장의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국토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처음 듣는 이야기다. 모르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의 조 전 부사장 피고발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12일 KE086 항공기 승무원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초기 진상보고서를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입수했다. 여기에는 조 전 부사장의 폭언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출국금지 된 박 사무장과 서모 기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회항 과정에서 항공법을 위반했는지와 당시 승무원 등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채승기·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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