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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창이 0.1초만에 '캄캄'...ETRI, '스마트 광셔터' 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뒤차가 상향등을 켜면 어두워져 눈부심을 막아주는 자동차 후사경(백미러), 한여름에는 커튼을 친 것처럼 햇빛을 막아 냉방비를 아껴주는 유리창….

SF영화에 등장할 법한 이런 기술들이 머지않아 상용화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유리창 투명도를 최대 90%까지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새 ‘광(光)셔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8나노미터(㎚, 1㎚=10억 분의 1m) 크기의 작은 입자구조체 위에 변색 물질을 붙인 뒤, 전기를 연결해 색을 바꾸는 방식이다. 입자 크기가 작으면 비표면적(표면적/부피)이 넓어진다. 그만큼 변색물질을 많이 촘촘히 붙일 수 있어, 변색에 필요한 이온 이동거리가 짧아진다. 기존 상용제품이 변색에 수 초에서 수 분이 걸렸던 데 비해, ETRI의 것은 불과 0.1초면 색이 바뀌는 것은 이런 이유다. 류호준 ETRI 자연모사 I/O 인터페이스연구실장은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쌍안정성(bistability)이 우수하고 전력소모량도 3V 내외로 아주 낮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자동차 후사경, 블라인드 유리창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광차단 기능이 있는 스마트 윈도를 사용하면 빌딩 에너지 사용량을 40% 이상, 관리비를 25%까지 아낄 수 있다. 연구진은 검은색·청색 외에 빨간색ㆍ녹색 광셔터도 만들 예정이다. 이런 변색 창에 문자 정보를 표시하는 기술도 2016년 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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