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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총재 반대 … 당 대표 정치자금 내역 공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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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당 대표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공개하라.’

 내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충남도당이 마련한 야당 혁신안에 담긴 내용이다.

 새정치연합 충남도당(위원장 박수현 의원)은 지난 9월부터 진행해온 전 당원 토론회 결과를 ‘혁신보고서’ 형태로 작성해 ‘안희정(사진)·박수현 당원’의 이름으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달한다. 박수현 의원은 10일 “안희정 지사와 함께 변화에 대한 요구를 담아 혁신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12일 열리는 비대위에서 문희상 위원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혁신보고서에는 리더십 혁신에 관한 항목에 ▶당 대표 정치자금 사용내역 공개 ▶의결기구 회의 시 인터넷 생중계 및 회의록 전면공개 ▶정당공천 원칙 명문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국고보조금으로 약 158억원을 받았으나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공개한 적은 없다. 보조금 외 수입인 당비 현황도 마찬가지다. 평당원 이충렬씨는 최근 국고보조금 불법 사용 관행(중앙SUNDAY 11월 9일자)을 폭로하면서 “정당 대표들의 꽃값(화환)으로만 1년에 몇 억원이 나간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인터넷 언론이 공개한 새누리당의 2013년 회계보고서엔 정당 대표의 식대가 2억600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야당 대표 또한 연 수억원대를 집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의결기구 회의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회의록을 전면 공개하자는 주장도 파격적이다. 정당의 대표적 의결기구로는 당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 등이 있는데, 이를 공개한 적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 번도 없다.

 보고서는 또 ▶당원 중심의 당 운영 ▶지역밀착형 생활정당을 위한 ‘하방(下放)정치’ 강화 ▶민원 역할 강화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담긴 안 지사의 제안문에는 당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더 이상 제왕적 총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그럴 능력도 없다”며 “당의 위기 때마다 무수히 많은 개혁안들이 생겨났지만 중앙당에서 만든 개혁안은 얼마 되지 않아 힘을 잃었었다. 이젠 당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원들은 ‘새누리당에 비해 새정치연합은 당 지도자들 간의 불협화음이 크게 노출되고 공천 때가 되면 당의 정체성이나 기여도에 대한 고려 없이 공천이 이뤄지는데, 앞으론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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