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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중국 시안서 연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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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삼성화재배 결승전이 열린 시안(西安)은 중국의 명소다. 현장(602~664) 법사가 창건한 츠언쓰(慈恩寺)의 다옌타(大雁塔)와 양귀비가 목욕했다는 화칭츠(華淸池), 진시황릉 병마총이 있는 문화유산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당나라(618~907) 때 장안(長安)으로 불렸던 천년 고도다.

 삼성화재배 김규형(50) 상무는 “요즘의 시안은 문화유적 도시는 물론 인구 850만 명의 공업도시이자 교육도시로 커가고 있다. 바둑 열기 또한 대단하다”고 말했다. 바둑팬들에겐 2004년 제3회 응씨배 결승 2국에서 유창혁(48) 9단과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48) 9단이 열전을 펼친 곳으로 유명하다.

 삼성화재배는 2009~2014년 6년 연속 해외에서 개막식과 결승전을 열고 있다. 2009년 4강전과 결승전을 상하이에서 연 이후 베이징과 쑤저우·칭다오·시안 등에서 대회를 잇따라 개최했다. 김 상무는 “이번 결승전은 한·중 바둑의 자존심이 걸린 대국으로 세계 바둑인의 이목이 집중돼 있어 장소의 상징성이 특히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 내려온 양재호(51·9단)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바둑에 대한 중국 당국의 높은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는 “중국의 바둑 인구는 1억2000만 명(2012년 국가 통계로 88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정부도 스포츠로서의 바둑에다가 문화의 옷을 입히고 있다”며 “시안은 문화의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삼성화재배의 변화 역시 바둑의 국제화에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방한했던 왕루난(王汝南·68) 중국위기(圍棋·바둑)협회 주석도 “중국은 지난 20~30년 바둑을 체육으로 봤다. 하지만 이제는 문화, 특히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바둑은 기술 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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