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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에도 4년 새 매출 4배 된 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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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남 광양의 삼우중공업 직원들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체육대회와 경품 추첨 등 노사 화합을 다지기 위한 이벤트 중 하나다. [사진 삼우중공업]

전남 광양의 삼우중공업은 조선업계에서 입지전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조선업계가 오랜 불황에 신음하는 동안 되레 회사의 몸집을 4배가량 키웠다. 끈끈한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신제품을 연구 개발해온 성과다.

 삼우중공업은 2010년부터 대대적인 변신에 착수했다.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동결한 게 변화의 시작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불황을 돌파하는 데 노조가 앞장선 것이다. 사측은 회사의 경영 상황을 노사협의회를 통해 모두 공개하며 노조원들의 불신을 없앴다.

 이후 4년간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다. 2010년 638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191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년 동안 매출액이 4배가량 커진 셈이다. 절감된 인건비를 연구개발비와 틈새시장 공략에 쓴 것이 효과를 봤다. 2010년 모기업이 된 대우조선해양과의 협력 체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한 것도 회사를 키운 요인이 됐다.

 삼우중공업은 41만3000㎡ 크기의 공장에서 조선 블록과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생산한다. 최근 4년 동안은 주력 업종 외에도 소형 플랫폼과 파워플랜트 등 틈새시장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첨단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가려는 시도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수도 2배 이상 늘었다. 2010년 960명이던 직원은 지난해 1667명이 됐다. 올해는 2230명까지 불어나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 회사는 순천대와 순천폴리텍대·목포대 등과 인재 양성 협약을 맺고 우수한 지역 인력을 공급받고 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노사간 상생 합의가 매출과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불황에도 회사가 커진 데는 신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의지가 한몫을 했다. 삼우중공업은 해양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전방위 추진기(Azimuth Thruster) 개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추용 선박이나 대형 크루즈선의 위치를 고정해주는 첨단 장치다. 롤스로이스나 바르질나 등 글로벌 조선업체들이 독점 생산하던 것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석유 시추선에 탑재되는 시추 냉각시스템(Bulk Mud System)의 국산화에도 참여하고 있다. 모래를 이용해 시추기의 마찰을 줄이고 과열을 막는 기기다.

 삼우중공업의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널리 인정을 받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산업통상자원부의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다. 2012년부터 2년 동안은 선주들로부터 우수업체로 포상을 받기도 했다.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양질의 제품을 납품해온 것을 인증받은 것이다.

 이 업체는 하루 두 번씩 최고경영자가 현장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방언 삼우중공업 대표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토대로 협력사들과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고 청년 일자리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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