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경기장 3곳 이미 건설 중, 포기 땐 거액 보상·소송"

중앙일보

입력 2014.12.10 00:14

업데이트 2014.12.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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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분산 개최된다면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을까. 2000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실익이 거의 없을 거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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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8일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올림픽 어젠다 2020’ 안건을 심의, 위원 96명 만장일치로 40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올림픽을 복수의 도시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골자다. 하루 앞서 토마스 바흐(61·독일) IOC 위원장은 “평창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이 계획을 조정하는 데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썰매 종목을 일본 나가노에서 치르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얘기가 IOC에서 나왔다. 개최지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시와 국가, 심지어 여름·겨울 종목의 경계를 허물자는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0월부터 이 같은 말을 해 왔지만 3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에 적용될 거라고는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예상하지 못했다.

 분산 개최안의 핵심은 경기장 건설비용 절감과 사후활용 방안 마련이다. 경기장 건설 예산을 놓고 최근까지 정부와 강원도는 심각하게 대립했다. 삼수 끝에 올림픽 개최권을 얻은 강원도(평창)는 대회 후 빚더미에 앉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강원도는 “정부 지원이 늘어나지 않으면 개최권을 반납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를 우려한 IOC가 분산 개최 카드를 꺼낸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장은 세 곳(썰매, 스피드 스케이팅, 개·폐회식장)이다. 예산 1228억원 소요 사업인 슬라이딩 센터(썰매 경기장)는 현재 공정률 12.5%(설계과정 포함하면 25%)다. 199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나가노의 썰매 경기장은 현재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과거 겨울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가장 골치 아파했던 게 썰매 경기장 활용 문제다. 평창조직위도 슬라이딩 센터의 사후활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철거하지 않으면 연 30~50억원을 들이며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써야 한다. 나가노에서 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 등 썰매 경기를 하면 평창의 고민이 해결된다는 게 IOC의 논리다. 스피드 스케이팅장은 공정률이 가장 낮아 고민이다. 지난달에야 설계를 시작했고 강릉에서 지반 공사를 진행 중이다. 1311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역시 대회 후 철거할 가능성이 크다. 분산 개최가 이뤄진다면 도쿄 등 일본의 다른 도시에서 빙상 경기가 열릴 수 있다.

 개·폐회식장을 포함한 올림픽 플라자도 다시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강릉종합운종장을 리모델링해 올림픽 플라자로 만들라고 제안했다가 원안대로 평창 횡계리에 새로 짓기로 했다. 이 역시 예산 1300억원이 필요한 고비용 사업이다. 두 차례 행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건 지나친 낭비라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인 21.6%에 불과하다. 경기장 건설 비용은 정부와 조직위가 75%, 강원도가 25%를 부담한다.

 세 군데 건설비용 총액은 3800억원을 넘는다. 공사를 중단하고 일본 경기장을 활용한다면 200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강원도, 평창조직위 모두 분산 개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실익이 보장되지 않는데 개최권만 일본과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신설 경기장 여섯 곳이 모두 공사 중이다. 지금 경기 장소를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조규석 강원도 겨울올림픽추진본부장은 “분산 개최가 계속 거론된다면 올림픽 반납까지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신무철 평창조직위 홍보국장은 “조직위는 분산 개최를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IOC가 분산 개최를 제안한다 해도 내년 3월 회신 때 불가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이 개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IOC의 분산 개최 권고가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건설을 중단하면 계약한 건설업체에 상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경기도 빼앗기는 셈”이라며 “일본에서 일부 종목을 한다면 (교통비·운영비 등) 다른 비용이 상당히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IOC의 분산 개최 권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썰매 종목을 일본에 내준다면 평창이 2020 여름 올림픽 종목 몇 개를 가져올 수 있다. IOC가 그런 복안을 갖고 있기에 분산 개최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창은 겨울·여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일본이 아니더라도 서울·무주 등 국내 다른 도시의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 건설을 중단한다 해도 매몰 비용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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