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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장비·시스템을 패키지로 수출하면 파급력 9200억원 규모"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지난 4일 ‘글로벌 헬스케어 프론티어 2014’에서 발표 중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수출기획팀 배좌섭 팀장

“의료서비스와 제조산업을 융합한 한국형 의료패키지 즉 ‘K-Medi Package’ 모델이 제2의 중동붐을 넘어 전 세계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500병상 종합병원을 건립하고 5년간 위탁운영했을 시 총 매출기준이 약 9200억원으로 초대형항공기 3대, 초대형유조선 9대에 맞먹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해외환자를 63만 명. 이를 통해 발생한 진료수입은 1조원에 달한다. 환자의 국경을 허문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시스템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무대로 향하고 있다. 현재 19개국에 125곳의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한 상태다. 2010년 대비 115% 성장한 수준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수출기획팀 배좌섭 팀장은 “한국 의료시스템의 해외진출 방식은 다양하다”며 “진출 주요 국가별‧형태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성공적인 의료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글로벌 헬스케어 프론티어 2014’에서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현황과 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발표된 배 팀장의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의 주요 형태 및 K-Medi Package 확산 전략’을 짚어본다.

단독투자형은 빠른 의사결정, 프렌차이징형은 신속한 확산 가능

현재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의원급 민간병원 중심의 단독진출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점점 진출형태가 전문화·대형화로 변화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전문병원·종합병원 단위의 대규모 위탁경영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진출 국가는 중국·미국·몽골·베트남, 진출과목은 한방·피부·성형·치과·건강검진센터 등의 순으로 많다.

▲ 출처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의 주요 형태 및 K-Medi Package 확산 전략', 배좌섭

해외진출의 형태는 다양하다. 배좌섭 팀장은 “자본투자 여부에 따라 해외진출 형태를 8가지로 분류한다”며 “각 형태별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이 투자되는 단독투자형‧합작투자형‧매수합병형‧기타형, 자본 투자가 없는 라이센싱형‧위탁경영형‧일괄수주+위탁경영형‧프랜차이징형이 해당된다.

예컨대 현지에 직접 투자해 단독법인을 설립하는 단독투자형은 경영권을 장악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지만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반면 현지파트너와 협력해 투자이익을 공유하는 합작투자형은 투자부담이 감소하지만 기술·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

또 라이센싱형은 직접적인 투자 위험을 피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기술‧지식에 대한 무형자산의 보호가 어렵다. 위탁경영형은 리스크가 낮은 대신 계약기간 동안에만 수입이 발생하고, 프랜차이징형은 사업의 적은 자본으로 신속한 확산이 가능하지만 가맹점의 완벽한 통제가 불가하다는 단점이 있다.

배 팀장은 “해외진출 현황을 보면 의원중심의 단독진출이 가장 많고 프랜차이징, 라이센싱, 연락사무소, 합작 순으로 나타난다”며 “아직까진 위험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현지화를 위해 ‘공동법인의 합작‧위탁경영’ 진출형태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출처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의 주요 형태 및 K-Medi Package 확산 전략', 배좌섭

해외진출 1선 국가는 중국‧러시아‧UAE‧사우디
물론 해외진출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배 팀장은 “세계 모든 나라에 다 진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국내 병원들이 어떤 지역에 선택‧집중하는 게 좋은 지 분류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배 팀장에 따르면 해외진출 주요 전략지역은 1·2·3선으로 우선순위를 꼽을 수 있다. 1선 국가는 중국·러시아·UAE(아랍에미리트)·사우디다. 2선은 카자흐스탄·몽골·베트남, 3선은 미국·우즈베키스탄·미얀마 등이다. 기존의 의료기관 해외진출 실적과 의료기관의 진출 희망국가, 한국과의 국제협력사업 현황, 해외환자유치 실적 등을 고려한 결과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영토가 방대하므로 지역별로 좀더 세분화해 1‧2‧3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1선 산동성(칭다오)‧길림성‧섬서성, 2선 랴오닝성‧산동성(엔타이)‧허난성, 3선 지린성‧허베이성으로, 러시아는 1선 연해주(블라디보스톡‧하바롭스크), 2선 시베리아, 3선 유럽권(모스크다‧상트페테르부르크)으로 분류된다. 배 팀장은 “특히 섬서성은 시진핑의 고향이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섬서성 진출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중동은 G2G 활용, 저개발국은 ODA사업을 전략으로
해외진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정부간 협력(G2G)으로 만들어지는 대규모 공공프로젝트는 ‘공공병원 위탁운영 및 기술이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게 좋다. 배 팀장은 “서울성모병원과 UAE ‘VPS 헬스케어 그룹’간의 검진센터‧암센터 건립 계약이 대표적 사례”라며 “VPS측은 검진센터에 약 5년간 2000억 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중소전문병원이나 병의원은 인력‧경험이 부족하므로 복지부‧진흥원이 진행하는 경비지원사업을 중심으로 규모‧단계별 맞춤형 지원이 유리하다. 이를 통해 우리안과의원은 중국과 합작해 노안센터를 설립하고 프랜차이징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진출하려는 국가에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 배 팀장은 “중국은 영토가 크므로 지방정부와의 G2G를 통한 합작병원 설립과 위탁운영, 성형‧치과 중심의 프랜차이즈 진출이, 중동은 G2G를를 통한 공공병원 위탁운영‧기술이전, 몽골‧ASEAN‧우즈벡과 같은 저개발국은 ODA사업을 통한 건설‧의료기기‧교육‧컨설팅의 패키지 형태의 진출이 좋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Medi 패키지 수출하면 총 매출 약 9200억원
최근에는 패키지 형태의 의료수출이 대세다. 이를 ‘K-Medi Package(K-메디 패키지)’로 정의한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의료기술‧IT헬스‧건보‧R&D 등의 의료서비스와 건설‧제약‧의료기기 등의 제조산업을 융합한 한국형 의료패키지 모델이다. 즉 의료서비스와 장비·운영시스템·인력 등을 패키지 형태로 상품화하는 것이다.

배 팀장은 “해외 현지에 거점병원을 세우고 그곳에 의료서비스‧의료제조를 수출해 다시 국내 병원으로까지 환자를 유입하는 선순환적·융복합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 '한국 의료시스템 해외진출의 주요 형태 및 K-Medi Package 확산 전략', 배좌섭

K-메디 패키지 모델을 진출한 사례로는 서울성모병원-UAE의 건강검진센터‧암센터‧백신공장 등 건립 추진, 고대병원‧대전선병원-알제리의 500병상급 대학부속병원 건립과 의료장비 세팅 그리고 운영 추진 등이 있다.

배 팀장은 “페루에서도 300병상 규모의 경찰병원을 현대화하기 위한 사업 진행 중이며 이란에서도 종합병원‧의학연구센터‧제약산업단지‧의료기기 등이 패키지 형태로 포함되는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K-메디 패키지 모델의 수출로 인한 파급효과는 초대형항공기인 에어버스A380 3대(1대 3000억), 초대형 유조선 9대(1대 1000억)에 달하는 규모다.

배 팀장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본 결과, 500병상 규모의 병원 걸립에 드는 총 사업비는 약 1700억원, 5년간 위탁운영비는 총 7500억원으로 총 매출기준은 약 9200억원에 이른다”며 “총 5년간 위탁운영 수수료로 얻는 한국병원의 수익은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작투자‧위탁경영‧라이센싱 등 해외진출 형태에 따른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상호국가와의 연계가 가능한 K-메디 패키지 모델로 진출했을 때 보다 많은 효과와 우리 의료기관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더불어 현지 국가의 보건의료를 통합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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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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