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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콘텐트 기반 모두 미국행 … 삼성전자 SW 조직 한·미 이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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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진행했던 비디오 스트리밍, 음원, e-북 등 각종 미디어 콘텐트 사업 기반을 모두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으로 옮기기로 했다. 연말 조직 개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SW) 관련 조직을 개편하기로 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따라 삼성의 SW 조직은 미국(게임·비디오·음원 등 미디어 콘텐트 개발) 과 국내(UX·디자인 등 임베디드 SW 개발) 로 이원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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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T·모바일(IM) 부문 산하 미디어솔루션센터(MSC) 국내 조직을 해산하고, 그 기능을 업무효율화를 위해 무선사업부에 통합하기로 했다. MSC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디어솔루션센터 아메리카(MSC 아메리카)를 축으로 중국·일본 등 해외 거점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신생기업)들이 밀집한 뉴욕 로어 맨해튼(맨해튼 남부)으로 이전할 미주 통합 법인이 앞으로 스타트업(신생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삼성은 미국 댈러스에 통신법인(STA), 뉴저지 주 리즈필드에 가전법인(SEA)을 별도로 뒀으나 이번 조직 개편에서 두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다.

 MSC 아메리카는 올 3월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 출신 존 플레전트를 영입해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했다. 직원도 지난해 140명에서 올해 200명으로 늘었으며, 내년엔 올해의 2배 수준인 4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은 MSC 아메리카에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출시 9개월 만에 다운로드 500만 건 이상을 기록한 실시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도 삼성이 MSC 아메리카를 통해 사들인 클라우드 관련 벤처 ‘엠스팟’이 개발했다.

 실리콘밸리 지역 관계자는 “각 개발팀 리더들이 주체적으로 자회사 성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독자적인 경영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한국 본사는 마케팅과 같은 지원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MSC뿐만 아니라 같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등 미국 내 삼성 조직들은 국내에 비해 비교적 높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또 MSC 아메리카는 미국 ‘넷플릭스’와 유사한 주문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볼트’를 연말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뉴욕도 삼성의 콘텐트 사업 거점이 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뉴욕 맨해튼 남부에 통합 법인을 세우고, 통신법인과 가전법인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하기로 했다.

 맨해튼 남부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재임 기간 의욕적으로 세운 벤처 단지 ‘실리콘앨리(Silicon Alley)’와 인접한 지역이다. 삼성전자 역시 신기술 확보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 기관(액셀러레이터)을 이곳에 운영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미국 서부뿐만 아니라 뉴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 모두 뉴욕에 지사를 설립해 유망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석(미국명 그레고리 리) 삼성전자 북미 총괄 부사장은 뉴욕 통합법인뿐만 아니라 MSC 아메리카의 최종 책임자가 된다.

 이로써 지난 2011년 삼성이 앱, 미디어 콘텐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MSC는 3년 만에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MSC가 개발·운용을 담당한 모바일 메신저 ‘챗온’은 연말까지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며, MSC가 개발한 전자책 서비스 ‘삼성북스’, 동영상 서비스 ‘삼성비디오’ 등은 이미 서비스가 중단됐다. 다만 국내 MSC 인력들은 무선 사업부와 소비자가전(CE) 부문, 그리고 대표이사 산하로 조직이 확대될 ‘소프트웨어센터’와 ‘빅데이터센터’로 소속을 옮길 예정이다. 빅데이터센터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헬스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 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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