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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서 즐기는 아세안 10개국 영화 투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03호 30면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싱가포르로 온 필리핀 여성 테레사. 림 가족의 가사 도우미가 된 테레사를 골려먹는 게 낙이던 집안의 개구쟁이 아들 자러. 하지만 이들은 어느새 서로 묘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2014 아세안 영화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신(新) 아시안 드림’을 담담하게 풀어낸 ‘일로 일로’(ILO ILO·2013)는 싱가포르 앤서니 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이 영화로 2013년 칸 국제영화제를 달구며 신인 감독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황금카메라상을 거머쥐었다.

‘일로 일로’를 비롯해 아세안 10개국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제가 시작됐다. 11월 27일부터 12월 4일까지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영화관에서 열리는 ‘2014 아세안 영화제’다. 아세안(ASEAN)은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을 말한다. 한국과 대화관계가 수립된 지 올해로 25주년. 더욱 원활한 교류를 위해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정해문)가 출범한 지도 5년이 됐다.

이번 행사는 12월 11~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세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아세안센터가 기획한 특별 문화행사 ‘베스트 오브 아시안’의 첫 프로그램이다.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조형물로 설치하는 ‘아세안의 보석’(12월 2~14일 광화문 광장), 각국의 문양으로 래핑한 버스 10대가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고유 문화와 관광 정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아세안 로드쇼’, 국내 거주 아세안 지역 출신 젊은이들과 한국 청년들이 함께 미래를 토론해보는 ‘한-아세안 청년포럼’(12월 3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이 이어진다.

이번 초청작들은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로 각국 문화부와 대사관 추천을 거쳐 결정됐다. 개막작은 인도네시아의 ‘마이다스 하우스’(2009). 마이다라는 여대생이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폐가를 학교로 만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인도네시아 근현대사 60여 년이 함축돼 담겨있는 테디 소에리아트마자 감독의 대작이다.

캄보디아의 거장 감독 리티 판이 찰흙 인형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만든 ‘잃어버린 사진’(2013)은 2013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작이자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화제작. 필리핀의 ‘사나 다티’(If Only·2013)는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로맨스물로 2013년 씨네말라야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선생님 일기’(2014)는 태국에서 올해 상반기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이고 ‘일대고수’(2013)는 베트남 액션 영화의 절정으로 꼽힌다.

또 ‘리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2013)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브루나이 버전. 사춘기 소녀의 불안감을 통해 라오스인들의 죽음에 관한 인식을 그린 ‘찬탈리’(2012), 목에 링을 감고 평생 살아가는 미얀마의 소수민족 카얀족 소녀들의 도시 모험담을 그린 ‘카얀 뷰티’(2012), 말레이시아 루저들의 슬랩스틱 모험담 ‘KL 좀비’(2013)도 눈길을 끈다.

상영작마다 특별 게스트가 뒷얘기를 들려주는 ‘월담(越談) 토크’도 마련돼 있어 흥미롭다. 싱어송라이터 한희정, 영화감독 박찬경과 방은진, 만화가 후렛샤, 영화평론가 김봉석, 문화평론가 정윤수, 여행작가 김남희, 무술감독 정두홍, 심리학자 황상민 등이 참여한다.

티켓은 무료. 30일 이후 영화제 일정은 다음과 같다 (상영 시간)



① 낮 12시, ② 오후 3시, ③ 오후 6시 30분). 문의 best.aseankorea.org
◇30일: ① 사나 다티(필리핀) ② 일로 일로(싱가포르) ③ 리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브루나이)
◇12월 1일은 아세안 디렉터스 네트워킹 데이로 영화 상영이 없음
◇2일: ① 선생님 일기(태국) ② 마이다스 하우스(인도네시아) ③ 찬탈리(라오스)
◇3일: ① 일로 일로(싱가포르) ② KL 좀비(말레이시아) ③ 카얀 뷰티(미얀마)
◇4일: ① 일대고수(베트남) ② 사나 다티(필리핀) ③ 잃어버린 사진(캄보디아)

글 정형모 기자, 사진 한-아세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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