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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화학·방산 솎아내고 SW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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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화그룹에 화학·방위산업 등 계열사 4곳을 전격 매각한 삼성이 그룹 경쟁력 회복을 위한 파격 조치를 추가로 내놓는다. 특히 주력회사인 삼성전자의 취약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빅데이터센터 등 2대 소프트웨어 전문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전체 계열사 임원의 15%가량을 감축하고 전자·금융 두 사업을 그룹의 핵심 가치로 삼는 고강도 조직 개편도 병행키로 했다. 이런 조치들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삼성 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한화 간 자발적 ‘빅딜(대기업 간 사업 교환 및 이양)’이 성사되면서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몰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의 경우 삼성 계열사 인수가 완료되면 재계 순위 9위로 한 계단 뛰어오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5일 “다음달 초 사장단·임원 인사와 함께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부와 독립된 대표이사 직속의 빅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와 소프트웨어는 삼성이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꼽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헬스케어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들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조직은 대표이사 직속 기관으로 위상과 영향력이 급격히 올라가게 됐다”며 “삼성전자를 제조업 기반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이날 공시를 통해 “주력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방위산업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화학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4개 회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각 가격은 1조9000억원이다.

 재계에선 이재용(46)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을, 이부진(44) 사장은 신라호텔을 중심으로 호텔·상사·레저·유통 부문을, 차녀 이서현(41) 사장은 제일기획을 축으로 패션·광고·미디어사업을 각각 전담하는 형태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웨이』의 공동 저자인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26일 “삼성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IT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주력사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조직을 줄이고 그 역량을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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