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GOP 전담병 7.8대 1 … 최고는 51사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차출보다 선발의 위력이 셌다. 최전방 경계를 전담하는 ‘우수전투병 제도’의 인기가 뜨겁다. 14일 뚜껑을 연 ‘우수전투병’ 1차 선발 경쟁률이 7.8대 1로 나타났다. 500명을 뽑는데 무려 3902명이 지원했다. 군복무 지원 제도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여대 학군단(ROTC) 경쟁률 6.08대 1보다도 높은 수치다.

 우수전투병은 최전방 GP(경계초소)·GOP(일반전초)나 강안(江岸)·해안(海岸)의 경계 업무를 전담한다. 부족한 수면시간과 높은 긴장도로 인해 병사들이 기피하는 업무다. 그럼에도 우수전투병이 이처럼 많은 호응을 얻은 데 대해 육군에선 지원을 장려하기 위해 내세운 ‘당근책’이 효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일반 병사보다 최대 세 배 많은 휴가일수와 월 5만8000원가량의 근무수당 등이 당근책의 핵심이다. 육군은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 후 관심병사 등 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병사들에겐 최전방 경계를 맡기지 않기로 했다.

 육군 관계자는 “특히 ‘부대 선택권’도 인기를 끈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무작위로 부대 배치를 받았던 것과 달리 우수전투병은 부대를 선택할 수 있다. 병무청 자료도 이를 입증한다. 부대별 경쟁률은 천차만별로 지원자들의 특정 부대 선호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부대는 경기도 남부에 주둔한 51사단(전승부대)이다. 경쟁률은 19.1대 1에 달했다. 51사단은 수원 일대의 강안 경계 임무를 맡아 서울 남부권의 적 침투를 막는 부대다. 다음은 17사단으로 경쟁률은 18대 1이었다. 인천 지역에 주둔하는 17사단은 한강과 서해안의 경계 근무를 선다. 입영 대상자들에게는 훈련이 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꿈의 17사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방 경계사단 중에서도 비교적 편하다고 알려진 부대들의 경쟁률이 높았다. 편한 곳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지원자들의 심리가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해 공개했던 부대별 폭행 및 가혹행위 자료(11월 5일자 6면)에 따르면 이들 부대는 오히려 폭행 및 가혹행위가 가장 많이 신고된 곳이다.

 17사단은 전·후방 부대를 통틀어 구타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최근 2년6개월(2012년~2014년 6월) 동안 1073건이 적발됐다. 가장 높은 지원율을 기록한 51사단도 565건으로 구타 적발 건수가 여섯 번째로 많았다. 반면 지원을 꺼린 부대들은 가혹행위가 오히려 적게 신고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경쟁률이 5.7대 1로 가장 낮은 6사단은 4건에 불과했으며, 5사단은 20건이었다. 이에 대해 우수전투병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김진기(22)씨는 “적발 건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대 관리가 잘되는 것일 수도 있다”며 “나 역시 꿈의 17사단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병무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6사단을 제외하고 모두 서부전선 부대만 경쟁률이 공개됐다. 동부전선 부대의 경우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될 ‘102보충대’로 뭉뚱그린 결과만 공개됐다. 경쟁률은 5.6대 1로 낮았다. 병무청은 이번 지원자들에 대해 신체검사와 고교 출결(出缺) 상황 등을 반영해 12월 12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선발 인원들은 내년 1월에 입영한다. 2차 모집은 11월 25일 오후 2시부터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유성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