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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의원이 외치는 '좌절금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

장애인 국회의원이 '좌절금지'를 외치고 나섰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전국구)은 15일 한나라당 홈페이지(http://www.hannara.or.kr/)에 올린 '강원래發 좌절금지 신호'라는 컬럼을 통해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좌절금지'표지판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으로 휠체어 댄스를 선보이며 컴백한 인기가수 강원래씨를 꼽았다.

그는 "중도장애인이 보편적으로 겪는 고통의 시간을 원래씨라고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는 하반신 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라디오 DJ이자, 안무가 등으로 사고 전보다 더 열정적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강씨를 추켜세웠다.

본인 스스로 장애의 아픔을 겪고 있는 정 의원의 '강원래 칭찬'은 다른 장애인에 대한 편견없는 시선을 촉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는 "강원래씨의 경우 유명해서인지 (사람들에게) 누구나 장애를 입을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한 사례로 큰 충격을 줬다"면서 "나와 강원래씨가 그렇듯 현재 장애인의 90% 가량이 후천성 중도 장애인일 정도로 (장애가) 누구나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원래씨를 바라보는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모든 장애인에게 해당되었으면 좋겠다"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인들도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으로 장애를 가질 수 있고, 장애를 가진 다음에도 사회의 일원으로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고 살아가야하는 만큼 장애인들이 차별을 받고 편견 등에 시달릴 이유가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장애인 등장영화.장애인이 나오는 TV프로.장애인 국회의원 이런 수식어가 없어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없는 시선을 촉구하는 그의 칼럼은 동료의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로 끝을 맺었다.

"선배 동료의원님들, 다음번 대정부 질문을 하게되면 기립박수는 치지 마시고 평소에 하던대로 잘 했으면 '자 ̄알 했어!!'라고 외쳐주시길…."

한국 시각장애인 연합회 수석 부회장 등을 지낸 정 의원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수기 기자

*** 다음은 컬럼 전문 입니다

강원래 發 좌절금지 신호

작년부터 인터넷에 좌절금지라는 픽토그램이 유행했다.

그림을 뜻하는 픽토(picto)와 전보를 뜻하는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인 그림문자의 일종으로, 사물·시설·행위·개념 등을 시각적으로 쉽고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 그림문자이자 상징문자라고 한다.

우리 보좌진의 상세한 묘사와 설명으로 알게 된 이 상징이 참으로 재미있고, 요즘 네티즌들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중에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스튜디오앞에 붙어있던 표지란 말을 듣고 좀 씁쓸하긴 하였지만..

요즘 이 표지판을 붙이면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 강원래씨 같다.

강원래씨가 휠체어 댄스를 선보이며 감동적인 컴백을 했다고 떠들썩한 모양이다. 원래(?) 밝고 낙천적인 성격이지만 중도장애인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고통의 시간을 원래씨라고 어찌 피할 수 있었으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치료와 고통의 재활과정을 거치며 무대를 휘어잡던 춤꾼이 앉아서 춤추기까지, 강원래씨가 한 고비씩 넘어오면서 보여준 모습은 ‘인간승리’라는 찬사가 결코 과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는 참 대단하다. 하반신 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라디오 DJ로, ‘클론 댄스 스쿨’의 대표이자 안무가로, 또 최근에는 교통법규 위반사범을 전담해 교육하는 명예보호관찰관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사고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고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강원래씨를 처음 만난 것은 장애인인식바로잡기 연구소 연구위원 자격의 그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였고, 그가 진행하는 장애인 전문 프로그램인 KBS 사랑의 가족에 출연하기도 했다. 장애인이라는 공통점외에도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도 공감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나와 강원래씨가 그렇듯이 현재 장애인의 90% 가량이 후천성 중도 장애인이다. 가히 장애는 누구나 예외일 수 없으며 국민모두는 비장애인이 아닌 예비장애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가질 수 있고 장애후에도 사회의 일원으로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고 살아가야 한다. 장애이후에 차별을 받고 편견에 시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차별과 편견이 남이 아닌 나의 문제일 때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강원래씨의 경우 그만큼 유명해서인지, 최상의 댄스가수여서인지 사람들이 누구나 장애를 입을 수 있음을 피부로 느낀 사례로 큰 충격을 받은 듯 하다. 그런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를 보는 따뜻한 사회의 시선이 모든 장애인에게 해당되었으면 좋겠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장애인과 관련된 이슈들이 많다. 자폐아를 다룬 영화 ‘말아톤’이 흥행 성공에 이어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등 7개 부문을 석권했고 휠체어를 탄 개그맨이 탄생했으며, 예능 시사프로그램에 장애인 진행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1년쯤 전엔 장애인 국회의원이 등장한 것 까지 보면 일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들이 국가가 책임져야할 장애인 정책의 후진성을 매우는 수단으로 전락하지나 않을지,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통한 상업주의가 아닌지 우려된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그러한 구분조차 없어져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연민과 동정은 그동안 우리사회에 쭉 있어왔다. 하지만 장애인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차별과 편견이 없어지지도 않았다. 장애인 등장 영화, 장애인이 나오는 TV프로.. 장애인 국회의원... 이런 수식어가 없어지는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닐까?

우리 사회가 눈을 떠야 할 부분이 아직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다.

선배 동료의원님들, 다음번 대정부 질문을 하게되면 기립박수는 치지 마시고 평소에 하던대로 잘 했으면 외쳐주시길...

“자~알 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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