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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1루 패권 '래피서 티렉스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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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1988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는 '와일드 씽' 미치 윌리엄스 등 6명의 선수를 시카고 컵스에 내주고 3명의 선수를 받아왔다. 받아온 선수 명단에는 제이미 모이어(현 시애틀)와 함께 라파엘 팔메이로(현 볼티모어)라는 24세 신인 1루수의 이름이 있었다. 198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2순위 지명으로 컵스에 입단했던 팔메이로는 자신보다 600순위 뒤에 지명을 받은 동기 마크 그레이스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빼앗겼고 결국 텍사스로 넘겨졌다. 텍사스에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팔메이로는 첫 시즌 8홈런에 그쳤지만 점차 자신의 부드러운 스윙에 힘을 실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 90년 14홈런, 91년 24홈런을 거쳐 5년만인 1993년 37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텍사스는 FA 자격을 얻은 팔메이로를 잡지 않았고 5년 계약으로 윌 클락을 영입했다. 팔메이로는 클락보다 조금 더 나은 조건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1998년 겨울 두 선수는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당시 홈런에 욕심이 많았던 팔메이로는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텍사스로 돌아왔다. 팔메이로를 놓친 볼티모어는 공교롭게도 대신 클락을 영입했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텍사스는 전체 5순위로 조지아공대의 3루수 마크 테세이라(25)를 지명했다. 테세이라는 마크 프라이어(시카고 컵스)와 함께 투타 최대어로 꼽혔지만, 스캇 보라스를 두려워한 1순위 미네소타 트윈스, 3순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4순위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테세이라를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텍사스는 3루수 유망주 행크 블레이락이 싱글A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었고, 카를로스 페냐(현 디트로이트)가 뉴욕 양키스의 닉 존슨(현 워싱턴)과 함께 마이너리그의 양대 1루수로 군림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존 하트 단장은 곧바로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텍사스는 2002시즌에 앞서 모두가 차기 1루수로 예상했던 페냐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보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1루수 유망주 '넘버2'였던 트래비스 해프너도 처분했다. 3루는 수비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인 블레이락에게 돌아갔다. 대신 테세이라는 1루로 보내졌다. 텍사스의 1루수가 1989년 이후 팔메이로→클락→팔메이로에서 테세이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텍사스에서의 은퇴를 원했던 팔메이로는 지명타자를 맡았고 결국 시즌후 다시 볼티모어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년이 지난후 테세이라와 블레이락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의 가능성을 가진 선수가 됐다. 해프너 역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간판타자로 성장했다. 반면 페냐는 3번째 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도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테세이라는 만 25세의 나이로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며 텍사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과연 테세이라는 팔메이로를 넘어서는 텍사스 최고의 1루수로 남을 수 있을까.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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