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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 책 출간 붐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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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책내는 연예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출판계에도 이제 스타를 활용한 스타 출판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가수 옥주현이 최근 출간한 '옥주현처럼 예뻐지는 다이어트 요가'는 실용서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스타의 책들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책을 한번이라도 써 본 사람이라면 책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가를 알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 속에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를 얻고 삶의 방향과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공자는 말한 적 있다. 인생 30까지 준비를 하고 40~50대는 제자를 기르고 60대에 책을 쓴다는 말을. 물론 이 말은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경험과 노력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정신일 것이다. 요즘 우리 연예인들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요가 등 실용서에서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고백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박경림이 책을 낼당시 우연히 아는 사람으로부터 “박경림이 영어를 잘 하나요?” 라는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유학 중 잠시 들른 박경림이 오락 프로그램에서 영어 몇 마디 하는 것을 보여준 터라 그런 질문을 하는가보다 생각했다. 그 사람은 박경림이 영어 책을 냈다는 것이다. 정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서점에 들러 책을 찾아보니 ‘박경림의 영어 성공기’였다. 연예인들이 외국에 머물다가 귀국한 후 언어에 관련된 책을 낸 사람은 박경림뿐만이 아니다. 일본을 다녀온 후 일본어 책을 쓴 이경규, 이홍렬이 있다. 또한 하희라, 진미령, 류시원 등 요리 책을 내는 스타도 있고 인테리어 책을 펴낸 연예인도 있다. 이미자, 김혜자, 장미희, 최진실, 김미화, 서갑숙 등은 자신의 일상과 활동을 적은 수필집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옥주현은 최근 이밖에 컴퓨터와 같이 전문적인 책을 발간한 사람으로는 전유성과 강남길 등이 있다. 우리 연예인뿐만 아니다. 미국의 마돈나는 동화책을 써 출판까지 했다. 이책들 중에는 대필 작가가 써주거나 본인이 직접 서술한 책들도 있을 것이다. 책을 낼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을 수도 있다. 외국의 경우, 대필자를 명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연예인 이름으로 책을 펴낸다. 책을 낸 연예인들중 강남길이나 진미령처럼 컴퓨터나 요리에 일가를 이루고 서갑숙의 경우처럼 솔직담백한 문장력이 있는 지는 의문이다. 강남길의 경우, 인터뷰를 하면서 컴퓨터에 많은 것을 알려줘 그의 컴퓨터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란 적이 있다. 강남길은 전문가와 의논해가며 책을 썼다고 말한 적 있다. 그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책을 쓰는 것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스타라는 이유로 요리 책을 내고, 외국어를 책을 낼 만큼 전문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외국을 갔다왔고 유명하다는 이유로 책을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신을 솔직한 측면보다는 자신에게 바치는 찬란한 헌사의 미사여구로 일관하는 연예인들의 수필집 또한 책의 존재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다. 독자들 중 상당수가 스타가 낸 책의 상당수가 그들의 유명성에 기대어 장사를 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책을 낸 연예인들은 이 부분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 자신의 이름을 내 걸고 책을 냈기 때문이다. 책은 사라지지 않는 기록이다. 그래서 책 내는 것이 무섭다. 아무리 전문서적이라 하더라도 그 책은 그사람의 얼굴이요, 마음이고 삶이 녹아 있는 것이다. 단순히 책을 판매해 수입을 올리기위해 이름만 빌려주는 행위는 곤란하다. 책은 내용과 형식의 질로서 승부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책과 스타 모두 실패한다. 한국출판협회 전회장인 이기웅 열화당 사장과 글에 관한한 철저한 한국일보 박래부논설위원, 필자 그리고 차인표가 한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다. 차인표가 쓴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신문에 난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이사장이 주선한 자리였다. 만나기 전에 써놓은 글이 있으면 가져다달라는 말에 차인표는 아들에게 들려주기위해 쓴 동화 몇편과 수필 등을 가져왔는데 이사장, 박위원 그리고 필자는 차인표의 글의 구성력과 진솔함에 찬사를 보내며 책을 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했다. 차인표의 대답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책을 낸다는 행위는 독자에 대한 책임이 수반되는 일인데 아직 그정도까지 글쓰기가 되지 않았다”며 완곡히 거절을 했다. 자신의 유명성을 이용해 책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신문사 문화부에는 하루에도 수백권의 신간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정말 책내기에도 부끄러운 내용으로 일관하는 책들도 많다. 기자들의 이같은 핀잔을 받고 곧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책들이 너무 많다. 책을 내려는 스타들은 이 점을 알기 바란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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