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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홍콩 교차 매매 시행 미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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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던 개인 투자자의 기다림이 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2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上海)와 홍콩(香港) 증시 사이의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의 시행 승인을 받지 못했고 시행일자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강퉁 연기 소식이 알려지며 홍콩거래소 주가는 27일 5% 이상 떨어졌다. 관련 매매 서비스를 준비하던 국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도 허탈해 하고 있다. 후는 상하이의 옛 지명이며 강(港)은 홍콩의 중국어 발음인 '샹강'에서 따온 것으로 후강통은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가 서로 통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그동안 외국인의 국내 주식 거래를 엄격하게 제한했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는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주와 외국인 거래가 허용된 B주 등으로 칸막이가 쳐져 있었다.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허가를 받은 해외 자산운용사 등이 정해진 한도 내에서 A주에 투자할 수 있었다.

후강퉁은 해외 개인 투자자의 중국 직접 투자를 사실상 허용한 제도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해외의 개인이 홍콩 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도 상하이 거래소에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매매할 수 있다. 주식 시장의 칸막이를 없앤 것이다.

후강퉁 시행이 미뤄진 배경으로는 외국인의 중국 증시 투자 한도와 세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양도소득세·배당 등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준비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서한을 중국 정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의 BBC는 “홍콩의 정치 시위 때문에 후강퉁 제도 시행이 불확실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래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샤오자(李小加) 홍콩증권거래소 행정총재도 “후강퉁은 시행 여부가 아닌 시간의 문제”이라고 언급해 후강퉁이 장기간 지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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