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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왕 울산, 김신욱 없이 6강 막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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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성남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넣은 울산 박동혁(오른쪽).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가을이면 프로축구는 치열한 줄타기를 벌인다. 2014시즌 줄타기 전쟁에서는 울산 현대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울산은 26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3라운드에서 후반 39분 터진 박동혁(35)의 결승골로 4-3 승리를 거뒀다. 승점 47점(13승8무12패)을 확보하며 6위를 지킨 울산은 같은 시간 인천과 3-3으로 비긴 7위 전남(승점 45)을 따돌리고 상위 그룹 진출을 확정했다.

 올 시즌 12개 팀이 참가한 K리그 클래식은 팀당 33라운드를 치른 뒤 1~6위 팀이 상위 그룹, 7~12위 팀이 하위 그룹으로 나뉘어 스플릿(split) 라운드 5경기를 벌인다. 같은 1부리그라도 스플릿 라운드 상·하위 그룹의 차이는 크다. 상위 그룹에 오른 1~6위 팀들은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경쟁을 펼친다. K리그 클래식 상위 3개 팀이 참가하는 AFC 챔피언스리그는 예선전만 치러도 승리수당, 원정경기 수당 등 최소 약 1억 원을 챙길 수 있다.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울산은 상금과 수당으로 315만달러(약 33억원)를 벌었다.

 반면 7~12위 팀들은 하위 그룹에서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한다. 올 시즌에는 12위 팀이 다음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자동 강등되고, 11위 팀은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진출 팀과 잔류·강등을 놓고 경기를 해야 한다. 하위 그룹에서 가장 높은 7위에 오르더라도 상금·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같은 혜택이 없다.

 지난 시즌 포항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올 시즌을 험난하게 보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조민국(51) 감독은 전임 김호곤 감독이 완성한 ‘철퇴 축구’에 공격적인 색깔을 입히려 했지만 뚜렷한 팀컬러를 만들지 못해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상위그룹 잔류 경쟁이 치열했던 시즌 막판엔 공격수 김신욱(26)이 오른쪽 정강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성남전에는 주전 골키퍼 김승규(24)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최종전에서 울산이 지고, 전남이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울산이 7위로 떨어지는 위기였다.

 그러나 울산은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27분까지 1-3으로 뒤질 때만 해도 상위 그룹 잔류가 불투명해 보였다. 그러나 후반 28분 이호(30)가 만회골을 넣고, 10분 뒤 양동현(28)이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으며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39분 수비수 박동혁이 올 시즌 개인 첫 골이자 상위 그룹 잔류를 확정하는 골을 터트렸다. 길었던 드라마가 12분 만에 반전됐다.

 울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뒤엉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민국 감독은 “축구 감독을 하면서 오늘 같은 승부는 없었다. 두 골 차로 지고 있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세 골을 넣어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감격했다. 6위를 지킨 울산은 3위 포항(승점 55)과 승점 차를 8점으로 유지, 스플릿 라운드 결과에 따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울산의 승리가 극적인 만큼 전남의 충격이 켰다. 전남의 외국인 수비수 코니(29)가 인천전에서 후반 막판 두 골을 넣으며 추격했지만 순위를 뒤집진 못했다. 전남은 세 시즌 연속 스플릿 라운드를 하위 그룹에서 맞이하게 됐다. 선두 전북은 후반 27분 터진 김남일(37)의 결승골로 2위 수원을 1-0으로 이겼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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