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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분야는 선진국 … 노동·사회 분야는 중진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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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휴대전화 출하량 1위, 반도체 매출액 2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5위…. 한국의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안타까운 기록들도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여전히 2위(2163시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25위, 삶의 질은 4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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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6일 발간한 ‘세계속의 대한민국’에 수록된 통계의 일부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은 휴대전화·반도체·선박·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있지만 노동·사회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은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선전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휴대전화 출하량 부문에서 삼성은 4억 4400만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노키아(2억5100만개), 3위는 애플(1억5100만개)이었다. 선박은 378억 달러를 수출해 중국에 비해 10억 달러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액 부문에서도 한국은 독일·일본·미국·캐나다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수입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의 석유 소비량은 246만bpd(배럴/일)로 8위, 원유 수입액은 993억 달러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1위는 미국이지만, 미국은 셰일가스 호황으로 한국과 사정이 좀 다르다.

 워킹맘들의 육아가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1.23으로 전체 171개국 중 168위를 차지했다. 연간 노동시간은 멕시코(2237시간)에 이어 2위(2163시간), 삶의 질은 5.23점으로 41위를 차지했다. 삶의 질 1·2·3위는 각각 스위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다.

 투명성 지수 부문에서도 한국은 3.8점(33위)으로 중국(3.37점, 41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은 5.57(21위), 일본은 5.65(20위)로 한국과는 2점 이상 격차가 났다. 1위는 8.26점의 스웨덴이다. 경제자유도는 7.5점으로 33위에 그쳤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국가이미지는 12위(7.76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신승관 무협 동향분석실장은 “공공부문 및 규제 개혁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경제 자유도를 올려 국가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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