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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시아 9억 명 ‘정보 바닷 길’ 관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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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부산 벡스코에서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열리고 있는 월드IT쇼의 SK텔레콤관. 도우미가 골프 거리측정기와 그린 경사 측정기, 볼마커를 결합한 골프 앱세서리‘스마트마커’를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세대 이동통신(5G)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백서도 발간했다. [사진 SK텔레콤]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개막 둘째 날, KT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 통신망 운용을 선언했다. KT는 21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의 KT부산국제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제 해저통신망을 운용하는 통합관제센터, ‘APG NOC’(Asia Pacific Gateway Network Operation Center) 개소식을 했다.

 이 통합관제센터는 한국과 중국·일본·대만·홍콩·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 9개국을 연결하는 1만1000㎞ 길이의 국제 해저광케이블 운용을 총괄하게 된다. 평상시의 해저 통신망 운용뿐 아니라 장애가 생길 때 회선을 복구하는 등의 위기대응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통신 허브국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의미다.

 황창규 KT 회장은 “아태지역 국제 해저통신망의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관제의 위기상황에서 마지막 결정권을 한국이 가진다는 것을 뜻한다”며 “한국이 동북아 통신 허브로 자리 잡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최고의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T는 앞서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한 중국 국영통신 3개사, 일본 NTT, 싱가포르 스타허브, 미국 페이스북 등 13개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대 수심 6000m 해저에 총 길이 약 1만1000㎞의 국제 해저광케이블을 구축해 9개국을 연결하는 APG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르면 내년 7월 공사가 최종 완료된다. 통합관제센터는 국제 해저광케이블을 상용 가동하기 전에 미리 개소해 시험운용에 들어간다.

 APG는 최근 동북아시아 중심으로 급증하는 인터넷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시장조사기관 인터넷월드스태츠에 따르면 지난해 말 APG 9개국의 인터넷 가입자 규모는 9억 명이다. 아시아 전체 13억 가입자의 69%, 전세계 28억 명 가입자의 32%에 달하는 수치다. APG 구축으로 동북아시아 인터넷 이용자들이 쓰는 다양한 콘텐트와 정보를 실어 나르는 새로운 바닷길이 열린 셈이다.

 APG는 기존 해저케이블 대비 두 배 이상 속도가 빠르고 전송 용량도 38.4 Tbps에 이른다. 500만 명이 동시에 고화질(HD)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7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영화를 1초에 7000편이나 전송할 수 있다.

 KT는 국제 해저통신 분야에서 아시아를 넘어 태평양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KT는 21일 아시아 지역과 북미 간 급증하는 국제통신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일본·대만·미국을 연결하는 길이 1만4000㎞의 해저광케이블 NCP(New Cross Pacific) 건설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했다. NCP는 2017년 말에 개통돼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ITU전권회의 특별행사인 ‘5G 글로벌 서밋’에서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인 5세대(5G)로 가는 이동통신의 진화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5G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에는 2020년쯤 상용화될 5G 시대의 비전·핵심기술·서비스·주파수 등에 대한 분석과 발전 방향, 방법론 등을 담고 있다. 또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공될 미래 서비스로는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 몰입형 멀티미디어 ▶초연결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스타워즈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미래 공상과학(SF) 영화 속 장면이 현실화한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의 박진효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국내 최초로 ‘5G 백서’를 발간해 향후 진행될 각종 연구와 논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5G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의 미래 통신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 다른 특별행사인 월드IT쇼 전시관에서 ‘스마트 전시장 가이드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근거리 위치 인식 기술인 블루투스 비콘(Beacon)과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전시장 관람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앱세서리(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사업의 하나다.

 육태선 신사업추진단장은 “과거 고객들은 생생한 전시장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며 “하지만 이제는 앱을 통해 전시장의 위치 파악은 물론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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