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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서, 아기사진 스튜디오 피아체 대표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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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의 소중한 추억을 ‘성장앨범’에 남기려던 부모 2000여 명을 울린 아기사진 스튜디오 업체 ‘피아체’ 대표가 잠적 한달여 만에 검거됐다.<중앙일보 10월 8일자 8면 보도>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21일 피아체 대표 지모(4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사기 및 업무상 배임)로 구속했다. 또 스튜디오 운영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직원 김모(46·일산피아체 위탁경영 사장)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지씨에게 통장 명의를 빌려준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지씨의 형제ㆍ자매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씨는 2010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임신부 만삭 사진부터 50일, 100일, 돌 사진 등 아기의 출생과 성장 과정을 담는 앨범을 제작해 주겠다며 돈을 받은 뒤 계약을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성장앨범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까지의 성장 과정을 앨범에 담는 것이다.

사기 등 혐의로 지씨를 고소한 피해자 수만 2200여 명에 이르고 고소장에 접수된 피해액은 56억여 원에 달한다. 그런 가운데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계약자들이 고소장을 계속 접수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씨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채무와 매월 수천만원에 이르는 사채이자 부담으로 인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열악한 자금 사정으로 인해 직원들의 급여 연체가 잦았고 앨범 자재 거래처에도 수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4대 보험료도 4억2000만원을 연체하는 등 운영 자금이 거의 없어 신규 계약자의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성장앨범을 제작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는 지난 8월 한 대형 전시장에서 개최된 유아 관련 행사에 참석해 ‘현금 결제 할인, 10년 가족사진 촬영권 무료 증정’ 이벤트 행사를 하며 모집한 수백 명의 계약금 중 일부도 사채이자 등 채무 변제에 사용해 계약대로 약속을 이행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권희 일산경찰서 경제3팀장은 “성장앨범 계약 때 업체의 명성보다는 계약이행 실태 등을 꼼꼼히 살피고 앨범대금 지급도 일시불보다는 분납으로 지불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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