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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전 STX 회장 선처를" 노조 간부 등 탄원서 1000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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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덕수(64·사진) 전 STX그룹 회장은 1970년대 초반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해 50세에 쌍용중공업을 인수, STX그룹을 세웠다. 이 때문에 한때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다. 하지만 검찰 수사 끝에 500억원대 횡령, 2000억원대 배임, 2조원대 분식회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14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강 전 회장 측은 “분식회계는 지시한 적이 없고 계열사 지원은 이사회 결정을 거친 적법한 경영 판단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3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 김종호)에 강 전 회장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법원 등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의 가족, 옛 쌍용중공업과 STX중공업의 전·현직 임직원 등 샐러리맨, 협력업체 직원, 장학재단 장학생부터 노조 간부들까지 동참해 접수한 탄원서가 1000여 통에 이른다.

이모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탄원서에서 “외환위기 상황에 노사 문제까지 겹친 1999년 모두가 쌍용중공업을 버린 상태에서 당시 강덕수 상무만이 고군분투했다”고 적었다. 이모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평범한 서민들이 강 전 회장을 통해 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용기를 달라”고 했다. 또 김모 전 쌍용중공업 대구공장 노조위원장은 “강 전 회장은 다들 늦게까지 일하고 있으면 새벽에 나가 한 손 가득 치킨과 막걸리를 사왔던 사람”이라며 “다른 재벌들과 다른 만큼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했다.

이처럼 기업 총수 재판에 노조 측 인사들이 대거 탄원서를 내는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효중(34)씨도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앞서 1000억원대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기소됐던 윤석금(68) 웅진 회장의 경우엔 피해자들의 탄원서가 많이 제출됐다. 윤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지만 법정구속은 피했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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