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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관련 의혹 드러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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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검찰 연행
5년 8개월 동안 해외도피를 해오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발 아시아나 항공기를 이용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나온 대검찰청 수사관들에게 의해 연행되고 있다.(영종도=연합뉴스)

▶ 14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서초동 대검찰청에 평소와 다르게 경찰병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5년 8개월간에 걸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권유로 김 전회장의 해외도피가 이루어졌을까가 관심을 끌고있는 가운데 한때 "김대중 대통령이 권유했다"(2003년 포천 인터뷰)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던 김 전 회장은 14일 검찰에서는 "채권단과 임직원의 권유였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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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이런 진술이 '금시초문'이라고 즉각 부인했다. 과연 진실은 뭘까.

이밖에 200억달러의 비자금과 정관계 로비설의 진상을 뭘까. 5년 8개월 동안 객지를 떠돌았던 김 전 회장의 귀국과 동시에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관련된 의혹이 어느 정도까지 밝혀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J지시로 해외도피?= 이같은 주장은 김 전 회장이 도피생활 중인 2003년 1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포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 등 정부 고위 관리의 설득 때문에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대우퇴출의 정치적 관련성에 대한 의혹을 부풀리는 논거로 그동안 흔히 인용돼왔다. 하지만 이 날 오전 검찰조사에서 김 전 회장이 한 진술은 이와는 좀 다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채권단과 임직원의 권유로 외유길에 올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혔다.

"대우그룹을 정리하려는 그룹총수가 국내에 남아 있으면 서로 부딪히거나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잠깐 나가 있어달라"는 권유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도피 권유설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김 전 회장의 진술에 대해서 채권단 관계자의 즉각적인 반박이 나왔다. 대우그룹의 채권 금융기관이었던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의 김진만 전 행장은 "채권단의 권유로 출국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면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은 채권단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김 전 행장은 "1999년 10월 당시 워크아웃 과정에 있었던 기업이 한 두 곳이 아니었는데, 이들 기업의 총수 가운데 워크아웃 기간에 해외로 출국한 사람은 김 전 회장이 유일하다"며 "김 전 회장의 진술로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되물었다.

◇200억달러 비자금?= 그동안 검찰수사에서는 대우그룹이 무역거래를 위장해 신용장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을 영국의 대우비밀금융조직 BFC를 통해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200억달러, 당시 환율로 25조원에 달하는 이 돈은 그 용처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전 회장의 비자금이 아니냐는 추정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현재까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빚을 갚느라 불가피하게 국내자급을 해외로 유출했을 뿐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비자금 용도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또 김우중 전 회장이 해되도피 등을 통해 개인재산을 빼돌렸을 것이라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숨겨둔 개인재산이 1천억대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숨겨진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현재 검찰에서 수사중인 옛 대우개발인 '필코리아'. 필코리아는 결주 힐튼호텔,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 중국 옌볜 대우호텔, 선재미술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본금은 모두 8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필코리아와 한남동 대지 등의 실질적인 소유주를 추적해 이들 자산이 김 전 회장의 것으로 판명나면 환수조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관계 전방위 로비?= 정치권 관심의 촛점은 김 전 회장이 1999년 대우그룹 퇴출직전 이를 막기 위해 정계에 막대한 로비를 벌였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일부에선 김 전 회장의 입을 '판도라의 상자'로 비유하기도 '김우중 리스트'가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는다. 그간 김 전 회장의 귀국설이 나올때마다 정치권이 술렁이고 귀국한 뒤에는"잠못 이루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말이 정치권에 떠도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앞서 '200억 달러 비자금'이 이같은 로비에 쓰였는지 여부가 특히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검찰이 일부 언론은 검찰이 정치인 로비와 관련한 자료를 일부 갖고 있으며, 김 전 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고 검찰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이번 귀국을 결심하기 전에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지 않았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김 전 회장의 귀국직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의혹을 소개했다. "김우중씨가 귀국하기도 전에 외국에서 여당의원을 접촉하고 김우중씨에 대한 수사시관의 조사가 되기도 전에 벌써 사면복권 얘기가 나오는 것은 어떤 정치적 각본이 미리 짜여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주장이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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