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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1초 만에 행복해지는 주문…엄마·아빠의 "사랑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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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찾기 - 10대를 행복하게 하는 말

소중 독자들은 어떤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한가요. 또 태어나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3기 모델과 기자단이 독자들을 대표해 ‘행복설문’에 참여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에게 어떤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해지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행복설문 답변을 공개합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리 추운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에 있다 해도 온기가 솟고 어려움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박혜미, 용인 홈스쿨링)”

부모님에게 듣고 싶은 행복한 말 1위는 단연 ‘사랑해’로 집계됐다. 정아연(광주 성덕중 1)양은 ‘시험을 못 봐도, 말썽을 부려도 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딸이야’라는 말을, 안민영(서울 신가초 5)양은 ‘민영아, 엄마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적었다.

4위 ‘네가 자랑스러워’ 7위 ‘넌 소중하단다’와 같이 1위 ‘사랑해’와 유사하게 내 존재 자체에 대한 소중함을 표현하는 다른 말들도 상위권에 올랐다. 박연지(천안 용곡중 2)양은 ‘우리 연지가 우리 집에서 제일 비싸’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박준혁(서울 신기초 4)군은 ‘너는 특별해’라는 말을, 이준민(성남 수내초 6)양은 ‘넌 정말 멋진 아이야’라는 말을 꼽았다.

공부와 관련한 다양한 말들도 눈길을 끌었다. 2위인 ‘잘했어’는 대부분 학교 시험을 잘 쳤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김민지(안산 경수중 2)양은 ‘부모님이 표현을 잘 안하시는 편’이라며 ‘100점을 받거나 상장을 받았을 때 수고했다 또는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적었다. 7위 ‘좀 쉬었다 해(유동근, 천안 불당초 6)’‘졸리면 자(김태윤, 서울 중대부속초 6)’처럼 공부를 하는 중간 휴식시간을 제안하는 부모님의 말을 행복한 말로 떠올리는 학생도 많았다.

이밖에 ‘네가 갖고 싶어하던 강아지 사 줄게(이준경, 성남 수내초 4)’‘B1A4 콘서트 티켓 구했으니 실컷 놀다와(이예진, 용인 문정중 1)’와 같이 자신의 소망을 이뤄주는 말을 부모님에게서 듣고 싶다는 의견도 기타 답변으로 나왔다.

지금 옆에 있는 친구를 1초 만에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칭찬(1위)’이다. ‘와, 너 정말 말 잘한다(위태경, 대전 금성초 5)’‘넌 참 춤을 잘 춰서 부럽다(정지인, 서울 중대초 4)’와 같은 말이 친구에게 가장 듣고 싶은 행복한 말 1위를 차지했다. 김진서(서울 삼각산초 5)양은 ‘넌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인 것 같아’라는 말을, 박지윤(부산 연제초 5)양은 ‘넌 뭐든지 잘하는구나’와 같은 말을 듣고 싶다고 적었다.

‘함께 놀러가자’는 말은 2위에 올랐다. 한상희(서울 동북초 6)양은 “가족과 함께 가 봤던 롯데월드를 친구와 다시 갔는데 두 번째 방문이 훨씬 더 행복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우정을 돈독하게 했던 시간이 올해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3위)’‘더 친하게 지내자(4위)’와 같이 우정을 확인하는 말도 많은 표를 얻었다. 친구 사이의 호감을 표시하는 ‘좋아해’‘네가 최고야’와 같은 표현도 각각 7위와 9위에 올랐다.

김태윤(서울 중대부초 6) 학생기자

서울 중대부초의 특별한 행복교육
날마다 감사할 거리 찾으니 사소한 일도 소중하게 느껴

중대부속초등학교는 특별한 행복교육을 실시하고 있답니다. ‘감사하면 행복해요!’라는 슬로건을 걸고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교육이랍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저학년은 매일 1감사, 중학년은 3감사, 고학년은 5감사를 실시하고 있어요. 하루 동안 감사한 것을 찾으면서 스스로 행복해 할 수 있는 생활의 여유를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불어 일주일에 한 번씩 ‘감사일기’도 함께 쓰고 있답니다. 처음엔 귀찮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하루하루 사소한 것에서부터 감사한 것을 찾으니 매일이 새롭다고 합니다.

멘토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촛불의식을 여는 ‘심성캠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 머그컵 만들기, 감사 초콜릿 만들기와 같은 체험도 이때 했답니다. 아이들 모두가 자연스럽게 감사와 친구가 될 수 있는 뜻 깊은 활동이었죠.

‘불구하고 감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아무리 나쁜 일이 있더라도 나쁜 쪽 보다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감사교육 때 ‘불구하고…’를 배우고 난 후, 친구들은 운동회 연습 중 기구가 망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남아 있어서 감사하다며 기구를 실수로 망가뜨린 친구에게 격려의 말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친구들은 정말로 감사해서 행복해지고 있답니다. 예전보다 훨씬 감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행복의 조건에 대해 연구한 학자와 교수진들은 매순간 감사하며 사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연구 결과, 감사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한 학생들의 행복지수와 성적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면역력까지 증진됐다고 합니다. 감사하는 생활은 우리에게 반복되는 생활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줬습니다. 평범하게 스쳐가던 사소한 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게 된 것이죠. 우리 학교 학생들의 행복의 비밀, 이젠 아시겠죠? 그럼, 우리 모두 한번 외쳐볼까요? 감사하면 행복해져요!

글=이지은 기자, 김대원 인턴기자 ichthys@joongang.co.kr

행복 찾기 - 감정코칭 전문가 최성애 박사가 말하는 행복일기

행복일기를 아시나요. 감정코칭 전문가 최성애 박사가 개발한 일기 쓰기법입니다. 일상 속의 소소한 기쁨을 자주 느끼게 하고 오래 쓰다 보면
뇌의 회로를 긍정적으로 바꿔 준다고 합니다. 어떻게 쓰는 걸까요. 신재혁(고양 호곡중 1), 고지우(서울 구남초 6), 이준민(성남 수내초 6), 안민영(서울 신가초 5),
이민형(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가 최 박사를 만나 인터뷰하고 2주간 행복일기 쓰기에 도전했습니다.

최성애 박사의 자택에서 행복일기 쓰는 법을 배운 학생기자들. 왼쪽부터 고지우·이준민·최 박사·신재혁·안민영·이민형.

내 장점, 감사한 일 쓰다보면 행복지수 높아집니다

―이준민(성남 수내초 6) “매일 써야 하는 행복일기 분량이 많아 보여요. 일기 쓰기를 귀찮아 하는 학생들도 있는데요.”

“처음부터 5단계의 행복일기를 전부 쓰려고 하면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초보자는 단계별로 조금씩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처음 5일간은 운동일기와 장점일기만 쓰고, 이후 10일간은 다행일기를 추가하는 식이죠. 한 가지 행동이 습관으로 인식되려면 최소 21일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거든요. 재미있는 사실은, 100일이 지나면 완전히 몸에 배어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편해지는 단계가 온다는 것입니다. 100일을 목표로 일기를 써 볼 것을 권합니다.”

―고지우(서울 구남초 6) “장점 3가지를 찾아 쓰는 것이 쉽지 않아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장점을 50가지 미리 찾아놓고 시작해보세요. 자신의 장점을 7~10개 가량 찾을 때가 가장 힘든 단계입니다. 일단 20개가 넘으면 요령이 생기죠. 이후 50개까지 찾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장점일기를 쓰다보면 행복지수가 높아집니다. 장점을 적는 동안에는 두뇌와 심장, 감정이 최적의 조화 상태로 되면서 DHEA(활력 호르몬)가 몸에서 생성된다고 합니다. 장점은 ‘손이 예쁘다’‘강아지를 좋아한다’처럼 아주 사소한 것도 가능해요. 타인의 장점찾기도 권유하는 방법입니다. 남편인 조벽 교수가 나의 장점 50가지를 찾아준 적도 있어요. 엄마나 동생 등 가족의 장점 50가지를 찾으면서 연습해보세요.”

―이민형(서울 잠신초 5) “행복일기로 우울증 치료도 가능할까요.”

“가능해요. 우울증 환자는 장점을 쓰지 못하거든요. 자신감이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잘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매일 장점을 쓰는 연습만 해도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우리 몸은 자석과 같아서 기분이 나쁘면 자꾸 나쁜 감정이 더해지게 돼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신재혁(고양 호곡중 1) “행복한 일은 없고 화만 나는 날엔 어떤 일기를 써야 할까요.”

“그런 날은 운동일기만 써도 좋아요. 화가 나고 슬플 때 몸을 움직이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조절되기도 합니다. 평소 좋아하거나 해오던 운동이 있다면 그것을 적으면 되고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걷기’부터 시작하면 돼요. 나는 매일 집 근처 산에 오르는데, 화가 날 때도 빼먹지 않아요. 20분 가량 걷다 보면 ‘그래, 그래도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운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지’라는 생각이 떠오른답니다. 내 경우는 오랜 시간 행복일기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된 덕분이기도 해요. 매일 운동을 하면 우울과 불안감이 감소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안민영(서울 신가초 5) “다행일기와 감사일기가 비슷하게 느껴져요.”

“유사한 면이 있어요. 다행일기를 적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겨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죠. 감사일기를 쓸 때는 감사한 사람에게 직접 말하듯이 써 보세요. 예를 들면 ‘아빠가 수학공부를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대신 ‘아빠, 수학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이번주부터 학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처럼 편지 형식을 사용하는 거죠. 다행일기를 쓸 때는 ‘항상’처럼 스스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식어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아요. ‘나는 항상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보다는 ‘나는 대체로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다행이다’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글=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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