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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약 조직에 일 「야꾸자」진출|l7세기 매춘업으로 발판 도박·부동산으로 돈 늘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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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꾸자. 동양의 마피아. 온몸에 문신을 하고 두목의 지시를 이행하지 못했거나 조직의 계율을 깨뜨렸을 때는 손가락마디를 잘라내는 중세 거리의 부랑아들의 후예다. 이들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출신의 마피아보다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면에서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일본의 깡패들이다.
17세기이래 매춘업으로 발판을 굳힌 이들은 최근 더 넓은 시장 미국으로 진출해 도박·부동산에 손을 댔는가 하면 마약밀수 포르노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야꾸자들은 와이키키호텔 맨 위층에 디스코클럽을 갖고 있고 마우이섬에 스테이크하우스를 경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일본계상인들로부터 이른바 보호 댓가로 돈을 거두어 가고 있으며 라스베이가스와 호놀룰루에서는 미국의 갱들과 한데 어울려 범죄에 가담하기도 한다.
미국진출의 초창기에는 일본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술집을 경영하면서 기반을 다졌고 그후관광객을 상대로 매춘·도박을 주요업종으로 하다가 동남아로부터의 마약밀수와 포르노사진, 카세트제작, 심지어 무기거래에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마약밀수는 주로 여행자들을 이용한 고전적인 수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태국등 동남아국가들과 피지섬으로부터의 일본여행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
야꾸자들이 직접 마약을 갖고 들어오다 들킨 마지막은 79년. 비즈니스맨을 가장한 3명이 헤로인 1·3kg을 담배상자에 넣어 호놀룰루공항을 빠져 나오다 들켰다.
여러 경로로 반입된 마약은 즉시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매춘망을 통해 비밀거래조직과 수요자에게 넘겨진다.
야꾸자의 마약조직의 본부는 호놀룰루에 있고 밀수를 위해 인도차이나 반도의 이른바 황금의 삼각지대로 불리는 헤로인 생산지역으로부터 홍콩 괌 사이판 등과 태평양지역에 말단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무기소지가 엄격하고 무기구입이 법으로 어렵게 되어 있는 일본에서의 무기거래도 야꾸자의 입맛당기는 사업. 물론 암시장을 통한 비밀거래다.
이들의 무기반입수법은 실로 교묘해서 프렌치 커넥션을 연상시킬 정도. 미국에서 수입된 스포츠카의 휘발유통 안에 용접해 들여오다 들켰는가 하면 사이판섬에서 2차대전당시 죽은 구 일본군인의 유골 안에 25구경권총을 숨겨 가지고 들어오던 중 이 나리따공항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는 현재 약10만5천명의 야꾸자들이 있는데 오야붕· (두목) 이라는 대부를 정점으로 조직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서양의 마피아와 똑같다.
이들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입은 약50억달러. 이중 절반이 동남아로부터 수입한 각성제를 판돈이다.
78년「오다·히데오미」라는 야꾸자 세계의 최대 우두머리가 경찰의 보호로 목숨을 건진 일이 있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의 계속적인 소탕작전도 야꾸자들의 수를 줄이는 데 큰 몫을 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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