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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북전단에 고사총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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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0일 북한이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발사한 실탄 중 한 발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사무소 마당에 떨어져 있다. [사진 경인일보]

북한이 경기도 연천군 일대에서 대북 전단(삐라) 풍선을 향해 고사총(14.5㎜ 대공 기관총) 사격을 가해 이 가운데 일부 총탄이 연천군 중면에 위치한 군부대와 삼곶리 일대에 떨어졌다. 이에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는 등 남북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전방 지역에서 남북 간 총격전은 2010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북한이 전단을 담은 풍선을 향해 총격을 가해 남측에 탄이 떨어진 건 처음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국내 보수단체 회원들은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와 연천 일대에서 전단을 날려 보냈다. 이들은 풍선에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전단과 1달러짜리 지폐, 선전용 CD 등을 담았다고 한다.

 북한군의 총격은 오후 3시55분쯤 시작됐다. 합참 관계자는 “10여 분간 간헐적으로 총성이 들렸다”며 “10여 발을 쏜 것으로 관측됐다”고 말했다. 4시50분쯤에는 민간인 통제선 인근 군부대와 연천군 중면 삼곶리의 중면사무소 일대에서 수 발의 북한군 총탄이 발견됐다. 이에 군은 오후 5시30분쯤 "사격을 중지하지 않으면 응징하겠다”는 경고방송에 이어 북한군 일반전초(GP)를 향해 K-6기관총 40여 발을 쐈다. 북한군도 우리 측 GP를 향해 AK소총으로 추정되는 총격을 가해와 우리 군도 다시 K-2소총 수 발을 응사했다. 우리 군이나 민간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전은 오후 5시50분쯤 끝났지만 군은 국지도발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오후 9시 해제했다.

 군은 북한이 공중에서 풍선을 터뜨리기 위해 대공사격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부대가 밀집해 있는 삼곶리를 향해 조준사격을 실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사총의 최대 사거리는 5㎞인데 탄이 발견된 지점은 휴전선에서 약 4.5㎞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21일부터 각종 매체를 동원해 “대북전단을 날릴 경우 원점을 초토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김학용(60)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이장은 “오후 5시쯤 10분가량 ‘탕탕’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려 무척 놀랐다”며 “10여 분 뒤 인근 군부대에서 ‘실제 상황이다. 마을 주민을 전부 대피소로 대피시키라’는 연락을 받고 즉시 마을에 방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 전단살포는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수 기자, 연천=전익진 기자

연천 군부대 인근 총탄 떨어져 … 조준사격 가능성
군, 북측 GP 향해 대응사격 … 4년 만에 전방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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