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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임신성 당뇨' 급증…노년층, 갈수록 뚱뚱해져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서구에 사는 고모(32)씨는 임신 5개월 만에 체중이 임신 전(65㎏)보다 10㎏ 늘었다. 평소 좋아하던 달고 짠 음식을 마음껏 먹은 탓이었다. 그러다 임신 25주째 고씨는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고씨에게 “먹는 양은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지 않으면 출산 후에도 당뇨로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신성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혈당이 상승하는 병이다. 원래 당뇨병이 없던 사람에게 임신 20주 이후 생긴다. 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11만5646명으로 9년 전인 2003년(1만9799명)의 5.8배로 늘어났다. 임신 여성 4명 중 1명(25.4%)이 걸리는 흔한 질병이 됐다.

 보통 출산하고 나면 혈당치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경우엔 8년 이내에 당뇨병이 재발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이 2004년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5만3331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한 결과다. 진단을 받지 않았던 여성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2.7배 높았다.

 특히 임신 전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데다 임신성 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의 경우는 비만이나 임신성 당뇨병 등의 문제가 전혀 없었던 여성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8배 가까이 높았다. 임신성 당뇨 경험이 없어도 임신 전 비만인 여성의 위험도 2.8배였다.

고려대 구로병원 조금준 교수는 “임신 전 적극적인 비만 관리가 임신성 당뇨병은 물론 출산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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