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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남북관계 개선 지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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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북한 실세들의 전격 방한과 관련,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짧은 논평을 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속내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론적인 반응만을 내놓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우 예외적인 이번 방문이 한반도 긴장 완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와중에 2인자의 방한은 북한 내부에서 뭔가 극적인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방한한 북한 인사들을 보면 북한이 진지하게 남북 대화 재개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이번 접촉이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지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신뢰 프로세스는 진전을 볼 것”이라 고 전망했다.

반면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바깥에 알리는 한편 핵·인권 등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평화재단 부회장은 “북한이 중국을 향해 ‘우리를 압박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언론들은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신화왕(新華網)은 이날 “10·4 선언 7주년을 맞아 이뤄진 북한 대표단의 ‘깜짝 방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일보를 내디딘 것”이라고 분석했다. 10·4 선언은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8개 항의 공동선언이다.

 일본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무성 관계자는 5일 “남북 대화 자체는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고 대미 관계도 타개책이 보이지 않자 일본·러시아에 이어 한국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워싱턴·베이징·도쿄=채병건·최형규·이정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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