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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방한 북한 대표단 중 최고위급…북한최고실세 그들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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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폐막식인 4일 인천 땅을 밟은 북한 대표단은 역대 방한한 북한 대표단 가운데 최고위급으로 꼽힌다.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등 북한 주요 행사때 주석단 앞줄에 앉는, 북한 최고지도부 세사람이 한꺼번에 왔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노동당 비서는 해당 분야에서 최고위 직책"이라며 "3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대표단을 이끌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기남 당 비서가 대표단을 맡았었다.

이번 대표단 구성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취임(2012년) 이후 첫 고위급의 방한이어서 무게감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표단 면면을 고려하면 김정은의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과시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시안게임을 축하하고 단순히 폐막식 참석이라면 국제올림픽 위원회 등 스포츠 관계자들이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명실공히 현재 권력 서열 2위다. 당 속의 당으로 여겨지는 노동당 조직지두부 군사담당 부부장과 제1부부장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총정치국장을 맡았다. 당우위 국가인 북한에서 총정치국장은 군에서 넘버 1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황병서는 2010년 중장(별둘)에서 2년만에 최고계급인 차수(왕별)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11년 상장(별셋)을 단 뒤 지난 3월과 4월 연달아 한계급씩 오르는 파격적인 인사의 주인공이다. 4월에는 권력 2인자로 불려지던 최룡해의 뒤를 이어 총정치국장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올랐다. 김정은의 특별한 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룡해 비서는 김일성 주석(1994년 사망)의 오른팔로 불리던 최현의 아들이다. 김씨 일가를 제외하곤 북한 체제에서 빨치산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1년 사망한 김정일 총비서는 사망 1년전 그에게 민간인인 그에게 대장 계급장을 달아줬다. 본인이 사망한 이후 김정은의 배경이 돼 달라는 사전 조치였던 셈이다. 때문에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 출범과 동시에 총정치국장을 맡아 2년여 지내다 당으로 돌아갔다. 1990년대 북한 사회의 청년조직인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1비서를 맡고 있다 좌천된 뒤 살아났다. 2007년 10월 2차 정상회담 당시 휴전선을 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영접하며 남북관계에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김양건 비서는 명실공히 남북관계 총책이다. 당 국제부에서 잔뼈가 굵어 국제부장까지 지냈다. 외교업무를 해 왔던 만큼 프랑스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의 뒤를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 통일전선부장을 맡았다. 이후 2차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도 겸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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