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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역 탤런트 홍화리가 아이스 버킷 동지가 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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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역 탤런트 홍화리(8)가 뜻깊은 일에 동참했다. 얼핏 보기엔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두 사람이지만 최근 내로라하는 전 세계 유명인은 대부분 참여했다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시작은 홍화리의 실천에서부터 시작됐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홍성흔 선수의 딸이자 KBS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 출연해 유명해진 홍화리는 지난달 24일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그런 뒤 아버지 홍성흔 선수와 탤런트 김태희 그리고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자신이 얼음물을 시원하게 받고 나면 다음 주자로 3명을 지명할 수 있는 아이스 버킷 규칙에 따른 것이었다. 후발주자로 지목받은 사람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미국 루게릭병협회(ALS)에 100달러(약 10만원)를 기부해야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의 목적이 근육이 수축되는 루게릭병 환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거나 기부를 통해서 환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던 까닭이다.

홍화리가 지목한 아버지 홍성흔과 김태희는 즉각 실천에 옮겼다. 김태희는 25일 얼음물 대신 기부를 했고, 홍성흔은 지난달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얼음물에 몸을 적셨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주자인 박 대통령은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이미 여러 사람이 박 대통령을 지목한 상태이기도 했다. 그러다 홍화리에게 기회가 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34명을 초대했는데, 그 자리에 아버지와 함께 오게 된 것이다. 홍화리는 8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도 나눔을 실천해 화제가 돼 참석자가 됐다. 홍화리는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출연료 중 1000만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해 어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었다. 그에 앞서서는 아버지 홍성흔과 함께 패션화보를 찍고 받은 모델료 1000만원을 또 다른 단체에 기부했었다고 한다.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홍화리는 발언 기회를 얻게 되자 박 대통령에게 “아이스 버킷에 참여해달라”고 직접 부탁을 했고, 박 대통령은 웃으며 경청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추석 연휴 전에 아이스 버킷에 동참했다”며 “얼음물은 뒤집어쓰지 않고 기부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얼마를, 누구에게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직 정상의 경우 국가원수로서의 격을 지키기 위해 얼음물 대신 기부를 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고(故) 로버트 케네디 전 의원의 부인 에넬 케네디로부터 지목을 받았지만 얼음 양동이 대신 기부로 동참했다. 반면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아내의 도움을 받아 직접 얼음물에 흠뻑 젖은 뒤 자신의 전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다음 주자로 지명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영상 탤런트 홍화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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