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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업의지 강한데 돈·기술은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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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주요 경쟁국에 비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15일 대기업과 손잡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 출범키로 한 배경 중 하나다.

 지난달 말 창업진흥원이 내놓은 ‘한·중·일 창업·벤처생태계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공급중심형’으로 창업 생태계가 짜여 있다. 창업을 하려는 의지는 강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나 자본·기술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 유치가 쉬운 중국은 ‘시장중심형’, 핵심 기술을 확보한 일본은 ‘기술중심형’, 여러 창업 요소가 균형을 잡은 미국은 ‘밸런스형’의 생태계다.

 한국은 창업의 바탕인 특허출원 수가 1인당 0.41건(2012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지적재산권(IP) 무역수지는 49억5000만 달러 적자다. 양은 많지만 쓸 만한 지적재산권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반면 일본은 특허출원 수가 1인당 0.27건에 불과하지만 IP수지는 12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적인 핵심 기술을 확보하다 보니 기술 기반 중심의 창업이 활발하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 필요한 에인절캐피털은 한국이 연 500억원 정도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감안해도 미국의 40분의 1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에인절캐피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GDP 대비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0.279%로 미국(0.257%)을 추월했으며 투자금 회수수단인 기업공개(IPO)도 한국·일본보다 활발하다. 이민화(KAIST 교수)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M&A와 IPO는 투자금 회수를 도와 창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국의 창업 생태계가 한국·일본에 비해 역동적”이라며 “중국은 특허출원수가 적고 IP수지가 적자지만 기술적 잠재력은 한국보다 앞선다”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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