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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세대 감독 야마시타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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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개봉에 맞춰 방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사진=라희찬(STUDIO 706)]

지금 일본 영화계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뒤를 이을 만한 30대 감독을 꼽으라면, 단연 야마시타 노부히로(38)다. 그가 신작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11일 개봉)의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주인공 다마코(마에다 아츠코)는 대학 졸업 뒤 취직도 못하고 고향 집에 돌아온다. 이혼 후 혼자 살던 아버지(칸 수온)은 하릴없이 뒹굴기만 하는 딸에게 쓴소리 대신 매끼 소박하고도 정성스러운 밥상을 차려준다. 젊은 세대에 대한 따스한 격려가 돋보이는 영화다.

 -배두나가 주연한 ‘린다 린다 린다’(2005)를 비롯해 청춘영화를 여럿 만들었는데.

“ 특히 한국에서 나를 청춘영화 감독으로 불러주는 것 같다. 아마도 감독인 나 자신이 완전한 어른이 되지 못했기에 그런 점이 영화에 묻어나는 게 아닐까.”

 -별 볼 일 없는 청춘, 특히 아웃사이더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어떤 무리에 끼지 않고 구석에서 혼자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에게 학창시절부터 눈길이 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자기만의 분위기를 가진 사람 말이다. 삶에 서툴지만 그걸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당신도 그런가.

“난 아웃사이더가 될 용기도 없었고, 비교적 나 자신을 감추며 살아왔다. 내 영화 속 인물이 나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별다른 사건 없이도 인물의 감정을 세세히 짚어내는 연출이 빼어난데.

“인물과 인물 사이의 공기를 표현하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면 쑥스러운 분위기가, 전날 싸운 연인이라면 냉랭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올 것 아닌가. 그런 분위기가 가장 극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 청춘을 귀엽게 바라보는 시선이 엿보인다.

“예전에는 영화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일 때라 그들을 오히려 엄격하고 차갑게 바라봤다. 때로는 잔인할 만큼(웃음). 이제는 영화 속 인물들을 전보다 멀찍이 바라보게 된다. 시선이 조금 둥글둥글해졌다고 할까.”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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