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뒤 선거, 집권당 1승5패

중앙일보

입력 2014.09.15 02:02

업데이트 2014.09.15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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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1989년 이후 총 6차례 담뱃값을 인상했다. 담뱃값 인상 직후에 치른 6차례 선거에선 여당이 한 번을 제외하곤 다섯 번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선거 패배가 단순히 담뱃값 인상의 역풍(逆風) 때문이었다고만은 볼 수 없지만, 증세는 결국 국회의 문제다. 또 한 번 징크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긴장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는 94년 1월과 96년 7월 두 번에 걸쳐 담뱃값을 올렸다.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94년엔 민자당)은 94년 8월과 97년 3월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김대중 정부 때도 여당(새천년민주당)은 2001년 1월 담뱃값을 올린 이후 10월에 치른 재·보선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2002년 2월 담뱃값을 200원 올린 뒤 치른 6월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은 전국 16개 시·도 중 12곳을 야당에 빼앗기며 참패했다. 노무현 정부 역시 2004년 말 담뱃값을 500원 올렸다가, 이듬해 4월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0대 6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담뱃값을 500원 추가 인상하려는 당초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새누리당은 고민에 빠졌다. 담뱃값 인상과 역대 선거 결과로 볼 때 2016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담뱃값 인상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지방세법·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법안들이 정부 안대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인상된다. 당내에선 2000원 인상은 과하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이명수(재선·충남 아산) 의원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갑자기 담뱃값을 올렸을 때 울며 겨자 먹기로 담배를 끊어야 하는 서민층에선 반발심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인상폭과 시기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재선 의원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야당도 우회증세를 이유로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열리는 당·정·청 회의에서도 담뱃값 인상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될 전망이다.

천권필·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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