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중요한 건 뭘까? 대치동 아빠들 뭉쳤죠

중앙일보

입력 2014.09.15 01:06

업데이트 2014.09.15 01:15

지면보기

종합 24면

뒷줄 왼쪽부터 표성일 쏠잡 대표, 이강산 자산관리공사 차장, 김명선 안전행정부 지역발전과장의 아들, 김 과장, 양솔휘 CBS 마케팅팀 과장, 김한수 SK네트웍스 수도주유소 대표, 정재호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앞줄 왼쪽부터 이 차장의 아들, 김 대표의 딸.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다니던 학원 5곳을 끊었다. 주말마다 함께 놀러다녔더니 오히려 성적이 오르고 가족은 더 가까워졌다.”

 이강산(45) 한국자산관리공사 차장의 얘기다. 그는 아내와 학원에 자녀 교육을 맡겨 놓고 회사일에만 매달리던 ‘대치동 아빠’였다. 지난해 초부터 아들이 다니던 서울 대곡초 아버지회 활동을 하면서 아들이 학원과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해 가을쯤 “6개월만 학원에서 풀어주고, 성적이 떨어지면 다시 학원에 보내자”고 아내를 어렵사리 설득했다. 이후로 퇴근 후 시간을 만들어 아들과 같이 공부하고, 주말마다 사진전·미술관·도서관을 같이 다녔다. 아들은 성격이 밝아졌고 성적도 올랐다. 그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란 생각을 하는 대치동 아빠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대치동 아빠들이 뭉쳐 ‘대치포럼’을 최근 출범시켰다. 대치포럼은 13일 오후 2시 강남구 대치4동주민센터 강당에서 ‘웃는 부모, 행복한 아이’를 주제로 첫 강연회를 개최했다. 김명선(49) 포럼 회장(안전행정부 지역발전과장)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초청 강연을 듣고 건강한 자녀 교육을 고민하자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아빠·엄마와 자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연자로 나선 염은희 부모교육연구소장이 강연하는 내내 웃음꽃이 피었다. 자녀에게 쓴 편지를 읽는 순서에선 눈물을 흘리는 엄마도 보였다. 최진영(43) 로고스 파트너변호사는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아빠의 역할을 다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치포럼은 전·현직 대곡초 아버지회 회원 30여 명이 주축이다. 자녀 교육 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 온 전문직·중산층이면서 인성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게 공통점이다. 이들은 학교 운동장 캠프, 농촌·갯벌체험, 가족 등산대회에 적극 참여했다. 정재호(42) 회계사는 “자녀와 교감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아빠들이 많다”고 전했다.

 2011년 아버지회를 조직하고 대치포럼 고문에 위촉된 이육범 전 대곡초 교장은 “대치동 한복판에서 인성교육을 많이 고민해왔다”며 “아버지가 교육에 관심을 쏟는 가정에는 모난 자녀가 없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