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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점토 조물조물 … 우리 아이 오감·뇌기능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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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갖가지 틀과 도구를 사용해 점토 완구를 가지고 공작놀이를 하는 아이의 모습. 사진=김수정 기자

“어려서부터 미술교육을 받은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안다.”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스탈로치는 아이가 직접 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감각적 경험이 인지의 출발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라고 봤다. 대표적인 것이 점토 놀이다. 조물조물 손을 움직이며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점토놀이에는 재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말랑말랑한 점토를 손으로 만지고, 다양한 색감을 눈으로 보며 조합해 또 다른 색상을 만들어 낸다. 오감을 자극하는 점토놀이는 유아기(3~5세) 두뇌·신체·정서발달을 끌어올리는 열쇠다.

작품 설명하며 의사소통력 길러

점토놀이로 아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머릿속의 경험과 생각을 끌어내는 점토놀이는 크레파스·물감보다 구체적·입체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상상한 것을 표현한다. 광주여자대 언어치료학과 한춘근(목동아동발달센터 소장)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을 모형으로 표현해 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며 “성취감이 자신감과 연결돼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놀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다. 부드러운 점토는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손으로 반죽해 주무르고, 두드리면서 아이의 긴장·스트레스가 완화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점토놀이를 하며 주변 사람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언어 구사력과 표현력이 좋아지는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한춘근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대상을 주변에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며 “창작물을 토의·비교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섬세한 소근육 발달시키고 두뇌 자극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만들어내는 점토놀이는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젓가락질·점토놀이가 대표적이다.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면서 사물을 조작하는 힘을 기른다. 손·팔의 움직임에 따라 눈이 함께 움직이면서 시각과 운동기술을 통합하는 기술(협응력)을 기를 수 있다.

 손으로 하는 정교한 동작은 뇌로 전달돼 두뇌발달을 자극하는 연결고리다. 뇌기능은 크기보다 뇌세포 간 연결망이 얼마나 치밀한지에 달려 있다. 뇌에는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망인 길이 있는데, 이 길은 만 6세 전에 폭발적으로 깔린다. 한 실험에서 출생 직후 장난감 하나 없이 조용한 곳에서 기른 쥐와 다양한 장난감과 소리 등 풍성한 환경에서 기른 쥐의 뇌 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양한 자극을 받은 쥐 집단의 뇌세포 간 연결이 25% 더 많았고, 미로를 찾는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났다. 점토를 만지고 주무르고 치고 비틀며 떼고 붙이는 활동, 압출기·밀대·도형 틀 같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제작 과정은 아이의 오감을 다양하게 자극한다.

미국·영국·캐나다 같은 어린이 완구 선진국에서는 점토놀이 완구가 개발된 1950년대 이후부터 반세기 이상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점토놀이 완구를 선택할 때는 안전성을 따져봐야 한다. 최근 어린이 완구에 독성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아이가 늘 만지고 냄새 맡는 점토 제품은 방부제 같은 유해한 첨가물을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독성이 없는 천연 성분으로 만든 제품인지 살펴봐야 한다.

 밀가루와 소금을 사용한 친환경 제품, 놀이 중 묻더라도 잘 지워지는 위생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국 해즈브로의 ‘플레이도’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아이스크림·케이크·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갖가지 틀과 점토를 다듬는 도구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창의력·재미를 끌어올린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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