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질병도 닮아요, 유전·생활환경 고려한 가족 맞춤형 건진 어때요

중앙일보

입력 2014.09.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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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환경과 유전적 소인이 비슷한 가족은 질병도 닮기 때문에 가족단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가족은 위암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 명의 동생이 위암으로 사망했다. 나폴레옹 역시 사망 직전 전형적인 위암 말기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가족끼리는 생김새뿐 아니라 질병도 닮는다. 발병의 주요 인자인 생활환경과 유전적 소인이 비슷해서다. 가족의 건강상태와 가족력은 질병의 경고이면서 주요 예측 인자다. 천편일률적인 건강검진 대신 가족단위의 맞춤형 건강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의 도움말로 우리 가족에게 맞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알아본다.

암·고혈압·당뇨, 유전력 확인해 예방

김영훈(30)씨는 최근 60대인 부모님을 모시고 건강검진센터에서 유전 진단을 받았다. 만성질환 하나 없어 건강에 자신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고혈압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가족은 평소 짜게 먹던 식단을 조정하고 운동처방을 받으면서 생활습관을 고쳐나가고 있다.

암·고혈압·당뇨 같은 질병은 유전력이 큰 질병이다. 따라서 가족단위의 건강관리와 검사가 중요하다. 유전 진단은 유전질환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유전자의 DNA나 RNA를 검사한다. 원인 유전자와 함께 유전되는 또 다른 표지자를 이용해 질환의 유전 여부를 한번 더 검사한다.

심혈관질환, 유방암·난소암, 6대암(위암·대장암·소장암·뇌종양·피부암·난소암)이 주요 검사 항목이다. 검사결과가 나오면 가족이 함께 결과를 듣고, 서로의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문제를 점검한다. 병원에서는 가족 건강을 추적 관찰하며, 운동·음주·영양상담·흡연·스트레스 관리에 필요한 생활습관 자료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김영균(호흡기내과) 센터장은 “가족 구성원은 유전인자뿐 아니라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공유하므로 유사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족이 공통으로 갖는 습관·환경·질병력에 맞춰 검진을 진행하는 통합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질환이 발생하지 않은 시점부터 가족과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해 병을 예방하고 질병 진행을 막는 것이 가족 건강을 지키는 주춧돌이다. 그는 “정확하지 않은 가족력을 막기 위해 지출되는 의료비와 과도한 검사 역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인지검사, 자녀는 스트레스 검사

가족단위 건강검진에서는 세대별로 집중관리해야 할 건강 고민을 함께 다룬다. 60대 이상 부모님에겐 건강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는 시니어 맞춤검진이 필요하다.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뇌혈관·심장·폐질환을 집중 검진한다.

실제 2012년 고령자의 사망원인 1위는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폐렴 순(2013 고령자통계)이었다. 신경인지기능을 평가해 치매를 선별하는 검진도 필요하다. 40~50대 중장년층은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때인 만큼 암 정밀검사를 권한다. 김 센터장은 “위암·폐암·간암·대장암·갑상선암을 중심으로 남성은 전립선암, 여성은 유방암 정밀검사를 권한다”고 말했다.

20~30대의 건강관리는 향후 50년의 건강을 다지는 초석이다. 특히 이 시기는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환경에 노출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불규칙한 생활과 자극적인 식습관에 노출된다. 그렇지만 나이가 젊어 방심하기 쉬운 때이기도 하다. 폐기능·복부초음파 같은 기본검사뿐 아니라 스트레스·흡연·음주로 질병에 취약해진 위·간을 살핀다. 20~30대는 인생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시기다. 결혼생활과 자녀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건강검진을 권한다. 남성·여성호르몬을 검사하고, 여성은 임신·출산을 위한 자궁·난소초음파 같은 추가검사를 받는다. 김 센터장은 “젊은 나이라고 방심하기보다 20~30세부터 연 1회 건강검진을 받는 습관이 미래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열쇠”라고 말했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청소년도 건강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청소년의 41%가 스트레스를 경험했고, 이 중 우울증을 호소한 청소년은 3분의 1에 달했다(통계청 2013 전국 청소년 통계). 김 센터장은 “신체건강 검사뿐 아니라 종합임상심리검사로 지능·성격·정서와 대인관계를 점검하고, 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스트레스 지수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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