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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휴 문화상, 만해상 못잖은 큰 상으로 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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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양호 삼척시장은 이승휴 문화상을 통해 삼척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찾겠다고 했다. [사진 강원도]

“삼척의 가치를 지키고 가꾸는 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강원도 삼척시 김양호(53) 시장은 “취임 후 삼척시의 가치를 확립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첫 수상자를 발표하는 제1회 이승휴 문화상은 그 가운데 하나다. 삼척시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승휴사상선양회(이사장 이원종)가 주관하지만 시상비 전액을 삼척시가 지원했다. 문화상은 문학·학술·예술·사회봉사 등 4개 부문 수상자를 정해 개천절인 10월 3일 삼척 죽서루에서 시상한다.

 - 왜 이승휴 문화상인가.

 “이승휴 선생이 집필한 『제왕운기』는 『삼국유사』와 함께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을 단군으로 잡은 최초의 역사서다. 그런 의미가 있음에도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이승휴 선생이 이 책을 집필한 곳이 삼척 천은사다.”

 - 이 상이 아직은 덜 알려져 있다.

 “삼척시민은 물론 국민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해상 못지 않는 국제적인 상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런 후 삼척 발전에 다양하게 활용하겠다.”

 - 활용 방안은.

 “삼척은 이승휴 선생 이외에 울릉도 영토를 복속한 이사부 장군이 있다. 이승휴 선생이 소프트웨어라면 이사부 장군은 하드웨어다. 이밖에 고려의 공양왕릉과 조선조 이성계 5대 조인 준경묘 등 한 왕조가 망하고 한 왕조가 탄생한 역사적인 고장이다. 이 같은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관광 등에 활용하겠다.”

 김 시장은 “삼척은 위대한 역사가 있었고, 그것을 국민이 배울 수 있는 학습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삼척의 가치 지키기는 삼척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 이는 김 시장의 공약으로 12일 ‘삼척시 원전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 추진된다.

 - 원전이 건설되면 삼척시에 어떤 영향이 있나.

 “원전 건설 예정지로 고시된 근덕면 지역은 동해안 최고 절경이자 천혜의 해안선이다. 이곳에 원전이 들어오면 다 훼손된다. 삼척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원전이 건설되면 동해안에 관광객 오겠나. 강원도의 가치마저 상실된다.”

 -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 효력은 없지 않나.

 “그걸 따지려고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삼척 시민의 의사 확인이 중요하다. 원전 유치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가 생략됐다. 당시 시의회 의원 8명이 주민투표를 조건으로 원전 유치에 동의했다. 그러나 주민투표를 하지 않았다. 원전 유치 제일 조건은 주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수용성이다.” 원전 유치 당시 삼척시는 주민 96.9%가 찬성한다는 서명을 받아 정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서명부는 현재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주민투표 결과 원전 건설 반대가 많으면.

 “정부를 설득하고 압박하겠다. 소송도 같이 병행하겠다. 정부의 7차 전력수급계획이 확정되는 올해 안에 주민의 뜻이 반영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 김 시장은 “주민투표는 시민 의사를 확인하는 면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전 건설 찬반으로 갈린 시민을 결과에 따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10월 9일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10월 14일 ‘삼척시민의 날’은 시민 모두가 하나가 된 축제 분위기 속에 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삼척시 비서실장(1995~2006), 도의원(2006~2014)을 역임하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나선 현역 시장을 이기고 당선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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