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제적 남자들] '비정상회담' 인기남 4인방, 연애와 결혼에 대한 썰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성중앙터키 유생, 가나 국비 장학생, 중국 베이징TV 아나운서, 이탈리아 영업왕…. 다재다능한 외국인들이 한국 예능계를 점령했다. 국경과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웃음으로 하나 된 이들. 요즘 대세 예능 프로그램인 JTBC ‘비정상회담’의 외국인 대표 11명 중 가장 핫한 4인방을 만났다.

조선에서 온 그대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

국적 터키
생년월일 1984년 8월 22일 직업 배우, 방송인, 사업가
이력 FC서울 전 감독 세뇰 귀네스의 통역, 영화 ‘초능력자’ 출연 등
한국 정착 기간 12년 별명 터키 유생, 시크한 조상님
주특기 말발 좋아하는 한국 음식 회, 닭갈비, 잡채
좋아하는 한국 문화 배달문화, 심부름 센터
유행어 “터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생활신조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고, 절대 안 죽을 것처럼 미래를 준비하자.
내가 꼽은 비정상회담 G11 외모 순위 줄리안, 샘, 알베르토

‘비정상회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외국인 패널은 단연 에네스 카야다. 특유의 독설로 장착한 그는 ‘비정상회담’의 주요 안건에 대해 뚜렷하면서도 소신 있는 발언으로 매회 토론장을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적당히 분위기를 맞추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에네스는 자신을 포장하는 법이 없다.

툭하면 “터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라며 자기주장을 뒷받침하고, “인생은 한순간이다” “동거하는 여자는 총 맞아 죽는다” 등의 거침없는 멘트도 그대로 전한다. 조선 시대에서 온 조상님 혹은 유생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보수적이고, 신해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터키산 잔소리 대마왕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여자에겐 더없는 로맨티시스트다. 2002년 9월 한양대 정보기술경영과 입학 후 쭉 한국에 거주하며, 지금은 방송 활동과 터키 주스를 한국에 수입하는 무역업을 병행하고 있다. 2007년 MBC ‘느낌표’를 시작으로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해 ‘준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Q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2002년 월드컵 때 터키와 한국의 3, 4위전이 끝나고 난 뒤 아버지가 “한국에 가서 공부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제안하셨어요. 아버지 후배가 한국에서 일하시거든요. 열흘 정도 고민한 후 한국행을 결심했어요. 1년 정도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양대 정보기술경영학과에 들어갔죠. 04학번이에요.

Q : 정착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터키 속담 중에 “태어난 곳이 아니라 먹고사는 곳이 고향이다”란 말이 있어요. 일단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졸업 전에 일도 시작하고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여러 기회가 주어졌어요. 그러면서 한국에 정이 들었죠.

Q : 외국인 남성으로서 본 한국 여자는

한국에 못생긴 여자는 있어도 못 꾸미는 여자는 없을 것 같아요.

Q : 이상형은

저랑 코드가 맞고 자신감 있고 표현을 잘하는 여자. 그리고 남자가 주는 선물을 늘 받기만 하는 것까진 좋은데, 대신 그걸 고맙게 생각하는 여자면 좋겠어요. 외모는 안 봐요.

Q : 여자 친구한테 어떻게 하는 스타일인가

이벤트를 많이 해줘요. 의미를 담은 선물도 자주 하고. 무엇보다 표현을 많이 해요.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죠.

Q : 주로 차는 쪽인가, 차이는 쪽인가

차는 쪽인 거 같아요. 저는 여자 친구한테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잘하는데, 그걸 당연하게 여기면 나쁜 남자 스타일로 돌변하는 것 같아요. 남녀 간에 ‘밀당’도 적당히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센스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하하.

Q : 데이트 비용은 누가 내나

남자가 밥 세 번 사면 여자가 차 한 번 사는 식. 터키에서는 주로 남자가 내는 편이에요.

Q : 이해하기 힘든 한국 여자의 행동은

자기 가방을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에게 주고 화장실에 가거나 들어 달라고 하는 행동은 이해가 안 돼요. 버스나 지하철에서 화장 고치는 모습도 놀라워요. 터키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거든요. 화장 전과 후가 확연히 차이 날때 보는 사람이 더 민망해요. 우유부단한 점도 좀 그래요. ‘오늘 뭐 먹을래?’ 물어보면 ‘아무거나’라고 해놓고서, ‘그럼 스파게티 먹을까?’라고 말하면 싫대요. 어쩌라는 겁니까.

Q : 연애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경험은

예전에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자 친구한테 이메일 계정, 비밀번호, 휴대폰 비밀번호를 다 가르쳐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헤어진 다음에 제 계정으로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고 난리를 쳤더라고요. 완전 깼죠. 또 한 번은 바람난 여자 친구를 모텔 뒤져서 찾아낸 적도 있어요. 이땐 화도 안 나더라고요. 하루라도 빨리 헤어진 게 다행이죠 뭐.

Q : 혼전 동거 찬성 vs 반대

반대

Q : 한국 여자를 사귀어봤나

한국 여자는 잘 챙겨주고 섬세해요. 지금 제 아내도 한국 여자인걸요. 첫눈에 반해서 대시했고,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다 2년 전에 결혼했어요. 한 살 연상이에요.

Q : 아내를 공개 안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사생활이 알려지는 게 불편해요.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구설에 오르는 게 싫어요. 욕을 먹든 비난을 당하든 저 하나면 족해요. 지금도 훗날에도 가족을 공개하고 싶진 않아요.

Q : 터키의 결혼 문화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한국 결혼식은 너무 짧아요. 사진 찍고 밥 먹고 후다닥. 돈만 주고 와야 된다는 느낌이 강하죠. 요즘은 계좌 번호도 찍어 보낸다고 들었어요. 터키는 결혼식 들어갈 때 축의금 봉투를 넣는 게 아니라 결혼식 중간에 축의금 받는 시간이 별도로 있어요. 그래서 ‘지금부터 축의금을 받겠습니다’ 하면 하객들이 신랑 신부에게 금이나 돈을 목 리본에 달아줘요.

Q : 결혼 후 살림 분담은 어떻게 하나

제가 보수적이긴 해도 의외로 자상해요. 밥하고 청소하고 설거지도 해요. 좋은 건 다 가진 셈이죠. 하하.

Q : 보통 한국에선 남자가 집을 마련하고, 여자는 혼수를 준비하는데

터키도 비슷해요. 다만 남자가 준비하는 게 좀 더 많죠. 신부는 안방만 책임져요. 집이 중요하진 않아요. 신혼은 결혼의 시작이기 때문에 신혼부부가 함께한다는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하죠.

Q : 터키에도 고부 갈등이 있나

물론이죠. 시부모를 모시는 경우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런데 터키는 실버 하우스가 거의 없어서 부모님이 연로하면 대부분 모시고 살아요. 정부가 실버 하우스를 만들었다가 없앴거든요. 사위와 장인 간의 갈등도 좀 있어요. 터키에선 딸을 모두 공주라고 생각해서 사위가 잔소리를 많이 듣거든요. 그런 면에서 우린 좀 특별한 케이스죠.

Q : 앞으로의 한국 활동은

우선은 사업을 키우면서 방송 활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에요. 요즘 연기가 부쩍 재미있어졌거든요. 10월에는 임수정씨와 함께 출연한 영화 ‘은밀한 유혹’이 개봉해요. 언젠가 한국에서 연기한 외국인 배우로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싶어요. 형제의 나라라 그런지 예감이 좋습니다. 하하.

대륙을 품은 남자
‘잘생겼다’ 장위안

국적 중국
생년월일 1984년 3월 4일
직업 학원 강사, 라디오 DJ, 성우
이력 홍석천 가게 알바, 아나운서, 기자
한국 정착 기간 4년 별명 대륙 남자
주특기 중국 오해 바로잡기 좋아하는 한국 음식 찌개류
유행어 “그러구나”(‘그렇구나’ 발음)
좋아하는 한국 문화 정 문화
생활신조 하늘이 나에게 재주를 주었으니 언젠가 그 재주를 쓸 곳이 있을 것이다.
내가 꼽은 비정상회담 G11 외모 순위 샘, 로빈, 타쿠야, 장위안, 다니엘

자고로 취향엔 국경이 없는 법. 열한 명의 각국 비정상 중 한 명을 꼽으라면 기자는 대륙 남자 장위안이다. ‘비정상회담’에서 ‘무게감’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중국에서 아나운서(광저우성 방송국·베이징시 방송국)를 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듬직한 오라를 발산한다.

실제로 보니 TV에서 볼 때보다 훨씬 귀티가 흘렀다. 묘한 눈빛과 선한 미소는 덤이다. 뭘 하든 부끄러움을 모르는 듯 은근한 뻔뻔함은 장위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약간의 허당기와 매사에 진지한 태도는 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닮은꼴 유덕화의 노래를 부르는 걸로도 모자라 박수까지 유도하고, 회식 자리에서의 장기 자랑을 재연하는 도중 다른 출연자들이 웃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보수적인 성향은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 못지않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는 센 발언으로 각국 비정상들을 자극하고, 중국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도 한다. 본인이 잘생겨서 홍합 가게에 바로 취직됐다거나, 홍석천의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맡았다는 ‘확인 불가능한’ 허세는 귀엽기까지 하다. 이 남자, 물건일세!

Q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2008년 말에 친구들이랑 여행하러 왔다가 3개월간 머물렀어요. 정식으로 온 것은 2010년 초고요. 고려대 어학당에 3개월 정도 다니면서 한국어를 배웠어요. 이후 한국이 정말 좋아서 눌러앉게 됐죠.

Q : 정착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외아들이라 부모님 반대가 컸어요. 대학교(길림대 문학학부 아나운서학과)를 졸업한 후 방송국에 취직했는데, 올림픽 기간이라 하루 15시간씩 일했어요. 쉬는 시간도 없이 1년 내내 일하다 보니 건강이 확 안 좋아지더라고요. 그때 (모든 걸 내려놓고) 과감하게 선택했어요.

Q : 외국인 남성으로서 본 한국 여자는

중국 남자들이 볼 때 한국 여자들은 정말 예뻐요. 근데 요즘엔 성형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외모보다 마음에 더 신경 썼으면 좋겠어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거든요.

Q : 이상형은

참하고 착하고 잘 웃는 여자가 좋아요. 연예인으로 치면 이영자와 한가인을 합한 것. 이영자씨는 늘 웃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고, 한가인씨는 단아해서 좋아요.

Q : 여자 친구한테 어떻게 하는 스타일인가

로맨틱한 편인 것 같아요. 데이트 초반엔 코스를 여러 개 짜요. 대안도 생각하고요. 이벤트는 특별한 기념일만 챙기는 편이에요. 흔치 않은 날들에 대한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지잖아요. 보고 싶다는 표현도 많이 하지만 의미가 무색해질 정도로 남발하는 건 별로예요.

Q : 주로 차는 쪽인가, 차이는 쪽인가

남녀 간에 일방적인 건 없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세 번 사귀었는데 한번 사귀면 오래가는 스타일이에요. 기본 2~3년. 한 번(여자의 바람) 빼고는 주로 대화를 통해 합의하에 헤어져서 차고 차이고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Q : 데이트 비용은 누가 내나

중국에선 1차, 2차, 3차 모두 남자가 내요. 그래서 중국 여자들이 콧대가 좀 센 거 같아요.

Q : 이해하기 힘든 한국 여자의 행동은

딱히 그런 건 없는데, 요즘 한국 여자들은 노출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제 날도 선선해졌으니 좀 걸쳐 입겠죠(웃음)?

Q : 연애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경험은

대학교 다닐 때 제일 친한 친구랑 여자 때문에 많이 싸웠어요. 한 여자를 동시에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가 양다리였죠. 친구랑 치고받고 싸웠는데 제가 졌어요. 이후 여자 친구랑은 헤어지고 그 친구랑 관계가 더 좋아졌어요.

Q : 혼전 동거 찬성 vs 반대

반대

Q : 한국 여자를 사귀어봤나

네. 한국 여자만 만나봤어요. 제가 볼 때 한국 여자는 말보다 행동과 눈빛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마음도 따뜻하고 부드럽고 잘 챙겨주고요. 그러면서도 감정 표현을 잘하는 것 같아요. 한국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요.

Q : 중국의 결혼 문화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한국의 결혼 문화는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내는 것 같아요. 순서를 정해놓고, 이 커플, 다음 커플, 그다음 커플이 식장에 입장하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나죠. 중국은 3일 동안 결혼식이 진행돼요. 호텔에서 5~6시간 정도 진행하고, 전통 혼례를 하죠. 이후에는 술 마시고 게임하고 신혼집에 가서 파티도 하고요. 축의금은 좀 많이 내요. 회사 동료 10만원, 친한 친구 30만원.

Q : 보통 한국에선 남자가 집을 마련하고, 여자는 혼수를 준비하는데 중국은

결혼식 비용, 신혼집, 혼수 모두 남자가 마련해요.

Q : 결혼 후 살림 분담은 어떻게 하나

중국은 뭐든 남자가 다 해요. 결혼 후 아내는 육아에만 올인하면 되죠. 나중에 결혼하면 시골 한옥에서 살고 싶어요. 경기 양평 즈음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거죠. 아내는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집안일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아침밥은 꼭 차려줬으면 좋겠고요. 결혼에 대한 환상이자 바람이에요(웃음).

Q : 자녀 계획이 남다를 것 같다

세 명 정도 낳고 싶어요. 첫째는 듬직하고 공부 잘하는 아들, 둘째는 귀엽고 공주 같은 딸, 셋째는 놀기만 하지만 건강한 막내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외동이라 복닥거리는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Q : 중국에도 고부 갈등이 있나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심하진 않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은 사람마다의 성향 차이이지 나라의 특성은 아닌 것 같아요.

Q : 앞으로의 한국 활동은

한국에서 방송 일을 하고 싶은데 예능 프로그램은 제 성격과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진지한 토론이나 뉴스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당분간은 라디오를 하는 방송인, 중국어 강사만 할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터를 잡고 싶습니다.

무한 긍정 영업왕
‘알차장’ 알베르토 몬디

국적 이탈리아
생년월일 1984년 10월 17일 직업 F자동차 카 딜러(차장)
이력 맥주 회사 영업 등 한국 정착 기간 7년
별명 알차장, 긍정맨
주특기 무장 해제 웃음
좋아하는 한국 음식 두부, 청국장, 전
좋아하는 한국 문화 가족처럼 챙겨주는 것
유행어 “했어욥”, “맞아욥” 등 일명 ‘욥체’
생활신조 내일 죽을 것처럼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
내가 꼽은 비정상회담 G11 외모 순위 샘, 타쿠야, 줄리안

‘비정상회담’에서 ‘긍정’을 맡고 있는 알베르토 몬디는 G11 사이에서 ‘스위스맨’으로 통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비정상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이다. 부리부리한 눈과 오뚝한 코, 골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얼굴형까지, 그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미남이다.

하지만 무표정일 때보다 웃을 때 무한 매력이 발사된다. 특유의 순둥이 같은 미소와 사람을 좋아하는 천성 덕에 ‘개’라는 별명도 붙었다. 사람을 보고 반가워서 꼬리 치는 개를 비유한 것인데, 알베르토는 이 별명이 마음에 쏙 든단다. 가끔 짓궂은 농담을 즐기기도 하는데, 베네치아에 있는 식당 음식들이 맛없는 이유는 중국 사람들이 장사를 해서 그렇다거나 자신도 장사를 하기 위해서 중국어를 배웠다며 장위안을 슬쩍 약 올리는 식이다.

동시에 밉지 않게 능글능글 웃으며 악의가 아니라 그저 장난일 뿐임을 드러낸다. 한편으론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습관도 은연중에 노출한다. 메이크업하는 도중에도 쉬지 않고 전현무에게 자동차 구매를 권하고, ‘비정상회담’ 회식 때에는 멤버 모두의 자리에 수저와 냅킨을 세팅하는 등 영업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직장 생활 고수답게 노래방 애창곡도 있다. ‘나 어떡해’가 그것. ‘나 어똑해 노 갑자기 가보리면~’ 하며 열창하는 알베르토. ‘이 남자 품절돼서 어똑해~’ 하는 미혼 여성들의 한탄이 들리시는지.

Q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중국에서 유학 생활 도중 아내를 만났어요. 이 여자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겠다 싶어서 아내를 따라 무작정 한국에 왔어요. 한마디로 한국 여자 때문에 온 셈이죠.

Q : 정착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아내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고민은 없었어요. 아내는 성격이 강한 편이지만, 저랑 잘 맞아요. 터키인 에네스와 비슷하죠. 이 말에 에네스가 ‘너 큰일 났다’고 놀리기도.)

Q :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 여자는 어떤가

일반화할 순 없지만 다정하고 똑똑한 것 같아요. 친절하면서 은근히 성격도 좀 있는 것 같고요.

Q : 이상형은

지적이고 똑똑하고 재밌는 여자. 적당한 센스도 있으면 더 좋고요. 외모로는 김연아나 모델 여연희가 예쁜 것 같아요.

Q : 여자 친구한테 어떻게 하는 스타일인가

저 의외로 상남자예요. 여자 친구를 리드하는 스타일. 권위적이라기보단 부드러운 카리스마(웃음)? 데이트할 때도 여자 친구의 의견을 묻되 뚜렷한 방안이 없으면 제가 생각한 곳으로 무조건 데려가요. 호젓한 산책길을 좋아해서 자주 걷는데 서울 가회동, 평창동, 북촌이 데이트 코스예요. 가끔 필 받으면 갑자기 충남 태안으로 떠나기도 해요. 사람 없는 민박집에서 머무는 걸 좋아해요.

Q : 데이트 비용은 누가 내나

이탈리아에는 데이트라는 말이 없어요. 그냥 같이 있는 거죠. 사귈 때도 오늘부터 1일이라는 식의 개념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는 거예요. 만나면 주로 남자가 많이 내요.

Q : 이해하기 힘든 한국 여자의 행동이 있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여자랑 둘이 밥도 먹고 클럽도 같이 가죠. 아내와 연애 초반에 이 문제로 많이 싸웠어요. 아내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 주의거든요.

Q : 혼전 동거 찬성 vs 반대

찬성

Q : 결혼 3년 차, 살아보니 어떤가

정말 행복해요. 매 순간 이 여자와 결혼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탈리아는 연애와 결혼을 따로 구분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린 4년 연애하고 결혼한 지 3년 됐지만, 통으로 연애 기간 7년이라고 해요.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려고요.

Q : 아내에게 어떻게 프러포즈했나

사귈 때는 결혼에 대한 말을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프러포즈할 때도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했죠.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진심을 담아 ‘너랑 평생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Q : 이탈리아의 결혼 문화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한국은 결혼하는 데 들이는 비용에 비해 너무 급하게 끝나는 것 같아요. 축의금 문화도 부담스럽고요. 이탈리아는 친한 친구가 돈을 주고 싶으면 따로 줘요. 신랑과 신부가 결혼 리스트를 준비하는 게 보통이고요. 받고 싶은 목록을 가격대별로 정리해서 각자 주머니 사정에 맞게 선물하는 거죠. 합리적이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Q : 결혼 후 살림 분담은 어떻게 하나

저는 설거지와 화장실 바닥 청소 전문이에요. 분리수거랑 옷 다림질도 잘하고요. 그래서 아내가 밥상을 차리면 나머지 뒤처리는 전부 제 몫이에요. 살림 부담을 나누자고 정한 건 아닌데 서로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더라고요.

Q : 통장 관리는 누가 하나

하하. 재밌는 질문이네요. 결혼 초반엔 아내가 했는데 지금은 제가 해요. 아내보다 제가 더 체계적으로 돈 관리를 잘하는 것 같아서요. 아내가 좀 돈을 잘 쓰는 편이거든요(웃음).

Q : 장모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것 같다

처갓집에는 딸만 넷이에요. 어느 날 장인어른이 저더러 ‘우리 딸 중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다 ‘장모님이 제일 예쁘다’고 말했죠. 장모님이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Q : 이탈리아에도 고부 갈등이 있나

별로 없어요. 어떤 관계든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 앞으로의 한국 활동은

한국어 공부에 더 매진할 생각이에요. 이번 ‘비정상회담’을 통해 각국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어요. 재밌게 수다 떤다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와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가요. 조만간 마라톤 완주도 할 계획이에요. 저의 인내심과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어요. 한국 땅에서 한국인들과 어울려 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가나에서 온 엄친아
‘흑형’ 샘 오취리

국적 가나
생년월일 1991년 4월 21일
직업 모델, 방송인 이력 영어 교사, 모텔 프런트 관리
한국 정착 기간 5년 별명 흑간지, 샘572, 초콜릿
주특기 가나초콜릿 예찬
좋아하는 한국 음식 홍어 빼고 다
좋아하는 한국 문화 의리 유행어 “아닌데에?”
생활신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
내가 꼽은 비정상회담 G11 외모 순위 알베르토, 타쿠야, 에네스, 로빈, 장위안

다소 어눌하면서도 톡톡 튀는 예능감으로 주목받은 샘 오취리는 ‘비정상회담’에서 없어선 안 될 멤버다. 녹화 도중 빵 터지는 웃음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이제는 그의 말투 그대로 유행어가 되고 있을 정도다. 범상치 않은 예능감을 지닌 그는 “김은 완도 김이 최고죠”라며 완도 김 예찬론을 펼치고, 밸런타인데이에는 어김없이 마트를 찾아서 ‘가나 초콜릿 간식’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확인하며, “가나에서는 동갑끼리만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식의 진위 여부 확인이 어려운 이야기로 종종 웃음을 준다.

모텔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에피소드를 재연하며 주말 할증까지 언급하는 섬세한 센스 역시 타고난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빛나는 예능 감각 뒤에 출중한 외모가 가려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길고 진한 속눈썹이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는 윌 스미스를 닮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율 또한 ‘갑 중에 갑’이다. 걷기만 해도 화보가 완성되는 비율, 게다가 벗으면 배에 초콜릿보다 진한 복근이 딱! 아무도 시키지 않은 과격한 리액션으로 스스로 망가짐을 자처하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는 그는 알고 보면 국비 장학생 출신 ‘엄친아’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대륙 가나에서 온 샘 오취리, 이젠 네가 ‘대세’다.

Q :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국비 장학생으로 뽑혀 2009년 초 한국에 오게 됐어요. 당시 유학 가고 싶은 국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한국을 제안하셨죠. 그래서 고려대학교 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를 배운 뒤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어요.

Q : 정착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처음 3년간은 엄청 힘들었어요. 같은 과 친구들도 말을 안 걸고 저도 한국말을 잘 못하니까 친구가 없었죠. 게다가 술도 못 마시니까 친해질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럴수록 한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했고 한국어만 쓰려고 노력했어요. 학교에서도 제가 먼저 ‘친구 하자, 같이 놀자’ 막 그랬더니 한국 학생들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더군요.

Q : 외국인 남성으로서 본 한국 여자는

한국은 정말 ‘성형 공화국’인 거 같아요. 여기도 성형, 저기도 성형, 다 성형 미인이에요. 솔직히 한국 여자 중에 작은 시술이나 주사 한 대 안 맞아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정말 예쁜데. 아시아에서 한국 여자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전체적인 조화가 부자연스러운 한국 여자들을 보면 그런 말도 옛말이지 싶어요.

Q : 이상형은

클라라. 환하게 웃는 미소가 진짜 예뻐요. 무엇보다 약간 그을린 듯한 피부 톤이 엄청 섹시하더라고요. 원래 까만 피부보다 노력해서 적당히 까맣게 그을린 피부가 예쁜 것 같아요.

Q : 연애할 땐 어떻게 시작하는 스타일인가

예전에 키스를 한 번 했을 뿐인데 저랑 사귀는 줄 알았던 여자가 있었어요. 가나에서는 확실하게 ‘너는 내 여자’라고 말한 뒤 사귀기 때문에 좀 당황했죠.

Q : 나쁜 남자인가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돼버렸네요. 한국도 나쁜 여자 많아요. 문자로 항상 안부 묻고 챙겨주고 잘해줘서 저한테 관심 있는 줄 알고 고백했더니, 자긴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거예요. 이게 뭔가 싶었죠. 썸을 즐기는 스타일은 별로예요.

Q : 상남자 아니면 로맨티시스트

로맨티시스트 쪽에 가까워요. 여자 친구 만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죠. 저는 이제껏 만난 여성이 모두 연상이에요. 지적이고 현명한 여자를 좋아하다 보니 애교 많고 귀여운 여자는 눈에 안 들어와요.

Q : 데이트 비용은 누가 내나

남자가 내요. 여자가 낼 때도 있지만 큰 액수는 주로 남자가 내죠.

Q : 이해하기 힘든 한국 여자의 행동은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건 아직도 이해가 안 돼요. 아무리 급해도 제발 집에서 하거나 회사에 가서 해주세요. 전과 후를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는 건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예요. 그리고 연인끼리 길거리에서 욕하며 싸우는 것도 이해 안 돼요.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놀랄 만큼 큰 소리로 싸우는데 창피하지 않을까요.

Q : 혼전 동거 찬성 vs 반대

반대

Q : 가나의 결혼 문화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한국의 결혼식은 쫓기듯이 진행되는 것 같아요. 가나는 모든 게 자연스러워요. 축의금도 식전에 내는 게 아니라 식후 피로연에서 게임하면서 내죠. 결혼식은 하루 정도 걸려요. 다 같이 춤도 추고 축배를 들어요.

Q : 결혼 후 살림 분담은 어떻게 하나

반반씩 분담해요. 나는 이만큼 했는데 너는 왜 그만큼만 하느냐는 논쟁을 피하기 위한 가장 현명하고 간단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주말엔 할머니에게 아이 맡기고 아내와 여행하고 싶어요.

Q : 원하는 자녀 수는

짝수가 좋아요. 둘은 아쉬우니까 넷 정도 낳으려고요. 물론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가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그리고 칠남매가 모두 다 같이 살다 보니 집 안이 북적거려야 살아 있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넷 정도면 딱 좋을 것 같아요.

Q : 가나에도 고부 갈등이 있나

그런 게 없게끔 사전에 합의하고 서명도 해요. 친척들도 다른 방법을 통해 괴롭히지 않겠다는 식으로요. 특별한 고부 갈등이 있다기보다 이게 문화예요.

Q : 앞으로의 한국 활동은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이병헌씨처럼 연기도 잘하고 싶고, 학교도 세우고 싶어요. UN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는 큰 꿈도 품고 있죠. 사실 저에겐 신념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옳은 일’을 행하라는 신념을 심어주셨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앞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가나와 한국을 연결하는 다양한 역할도 하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이 돼 가나에 산재한 빈곤과 교육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싶습니다.

취재=정은혜 기자
사진=김지원(10visual studio)
스타일링=장성희, 헤어=지나(엘룩스)
메이크업=서은(엘룩스)
의상 협찬=비아바이이정기, saro, JISEUNG LEE, 휴고보스 by 갤러리어클락 까발리에니, 오프너, 아벨로, 젤라시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