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생선이 양식 생선보다 비싸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 만한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생선이 있다. 고등어다.
바다에서 잡히는 자연산 고등어는 350g짜리 한 마리 경매 가격이 800∼1000원이다. 그러나 같은 무게라 하더라도 양식장에서 기른 고등어는 출하할 때 5000원을 받는다. 양식 고등어 가격이 자연산의 5배 이상인 것이다.
이는 수요처가 달라서 생긴 현상이다. 고등어는 횟감 용도로 가장 비싸게 팔린다. 회가 부드럽기 그지없어서다. 하지만 자연산은 횟감용으로 팔 수가 없다. 자연산은 활동성이 강해 수조에 넣으면 견디지 못하고 바로 죽기 때문이다. “성질 더럽기론 고등어”란 말이 생긴 이유다. 그래서 자연산은 구이나 자반용으로만 팔린다.
양식 고등어는 다르다. 원래 수조에서 자라 적응을 잘한다. 횟집에서도 수조에 넣었다가 싱싱한 횟감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값이 자연산보다 비싸다.
고등어 양식 기술은 경남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에 있는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가 2008년에 성공했다. 연구소의 박대원(44) 연구사는 “참다랑어와 고등어는 같은 고등엇과 생선으로 어려운 참다랑어 양식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고등어 양식부터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양식 고등어가 횟감으로 인기를 끌면서 현재 고등어 양식장이 통영과 제주에 20여 곳으로 늘었다. 참다랑어 양식 기술 전 단계로 시작한 틈새 양식 기술이 양식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