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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아시아 정상 향해 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여자 핸드볼 대표팀에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명예 회복의 무대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것도 늘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에 준결승전에서 덜미를 잡혀 더 속이 쓰렸다. 우선희(36·삼척시청), 김온아(26·인천시체육회), 류은희(24·인천시체육회)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주축이다.

우선희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배경이 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뛴 마지막 현역 국가대표다. 덴마크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던지기에서 패했던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선희는 “이제는 체력을 회복하는 데 그 전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푸념하지만 임영철 감독은 “후배들이 많지만 여전히 제일 열심히 뛰는 선수가 바로 우선희”라고 평한다. 결혼 10년 차인 우선희는 아직 아기가 없다.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가정에는 조금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다. 지금껏 기다려준 남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김온아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했지만 중간에 부상이 도져 올 해 초에 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거뜬하게 부활했다. 지난 5월 끝난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인천시청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 선수에 뽑혔다. 이젠 대표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공격수로 성장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친동생 김선화(23·인천시체육회)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2012년 런던 때는 김선화가 대표에 뽑히지 못했기에 이번 동반 출전이 더 뜻깊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란 류은희는 한국 핸드볼의 미래다. 공간을 파고들어 던지는 점프슛이 일품이다. 181cm의 당당한 체구인데다 왼손잡이라 수비수들이 막기가 까다롭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3위), 2011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11위), 2012 런던 올림픽(4위), 2013 세르비아 세계선수권(12위)에 출전했지만 한 번도 우승을 못한 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중국·태국·인도와 함께 A조에 편성된 한국은 9월 20일 인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해준 기자 hjlee7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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