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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젖히지 마" 다툼에 불시착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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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라과르디아 공항을 출발해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향하던 델타항공 2370편이 예정에도 없이 잭슨빌에 착륙했다. 원인은 기내 소란이었다. 불씨가 된 것은 기내 좌석의 등받이였다. 앞자리 승객이 좌석을 젖히는데 격분한 한 승객이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승객은 승무원에게 당장 착륙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항공기는 낯선 도시에 일시 착륙해야 했다. 이 승객은 간단한 조사 뒤 풀려났다.

 흔히 ‘무릎 공간’으로 표현되는 앞뒤 좌석 사이 간격은 갈수록 좁아져서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할 정도다. “항공사들이 수익을 더 내려고 더 많은 좌석을 배치하기 때문”(AP통신)이다. 하지만 최근엔 승객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비행기 운항에 지장을 주는 일이 빈번해졌다.

 온라인 매장에선 무릎 보호대라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열쇠 크기의 이 기구는 앞 사람이 등받이를 젖히지 못하도록 고정시키는데 쓰인다. 가격은 20달러대. 지난달 24일 뉴저지 뉴왁공항에서 덴버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선 이것이 문제가 됐다. 무릎 보호대를 사용한 40대 남성과 앞에 앉은 40대 여성간에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다툼이 커지자 비행기는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불시 착륙했고, 두 승객은 경찰에 넘겨졌다. 유나이티드항공 등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이 상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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