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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스포츠 외교로 국격 높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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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에리사 의원(왼쪽)이 지난 7월 초 남수단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사진 이에리사 의원실]

체육계 적폐 해소에 앞장서 온 체육인 출신 이에리사(59) 새누리당 의원이 시선을 세계로 넓혔다. 한국인의 정(情)을 녹인 스포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이 의원은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체육 인프라 지원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작은 체육관 지어주기’ 프로젝트에 나선다. 농구·배구·탁구·배드민턴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체육관을 지어 저개발국 어린이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내용이다.

 2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의원은 “중앙일보가 우리나라 체육계만을 바라보던 내 눈을 틔워줬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에 스포츠를 통해 희망을 심는 임흥세(58) 풋볼액트29 감독의 노력을 소개한 본지 보도(1월 17일자)를 접한 게 도전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입하려는 남수단 체육계를 적극 도왔다. 정부 및 스포츠 유관단체들과 손잡고 체육회 창립을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서는 한편, 체육단체 운영 노하우도 전수했다.

 이게 계기가 돼 지난 7월 초 국빈 자격으로 남수단을 방문했다. 대통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고,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창립 행사에서는 IOC기(旗)를 남수단 올림픽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의원은 “열악한 남수단 스포츠 인프라를 보며 내가 선수 시절이던 1970년대를 떠올렸다. 당시엔 태릉선수촌 건물도 양철 슬레이트 지붕이었다. 여름엔 찜통 더위를 견뎠고, 겨울엔 추워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훈련을 했다. 남수단도 언젠가 우리처럼 스포츠 강국이 될 수 있다. 9월 IOC 가입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을 담은 스포츠 외교’를 추구한다. “아시아와 미주 등의 거대 자본이 남수단에 진출했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긴다. 석유 채굴권 등 이익을 노리는 일부 국가와 달리 한국은 스포츠 교류를 통해 진심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에서 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늘려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스포츠 외교가 아니겠느냐.”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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