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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방·투기꾼 몰리는 분양시장 … 강남 보금자리 웃돈 2억 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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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영진

신규 아파트 시장에 분양권 떴다방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 내곡·세곡지구 보금자리지구와 같은 인기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매집에 나서 매물을 싹쓸히 하고 있다. 떴다방의 등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돼 올해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전매제한및 청약자격 완화 내용이 포함된 9.1대책이 발표된 이후 떴다방들의 분양권 매집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분양권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내곡지구 87㎡형은 분양 당시 2000만원 가량 붙었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2억~2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 8월에 분양한 세곡 보금자리지구내 민간 아파트는 웃돈 1억원 이상을 줘도 분양권을 구할 수 없다. 지난해 분양된 위례신도시 아파트도 3000만~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올해 초 분양한 부산시청 앞 연제 브라운스톤은 웃돈이 초기 1200만원에서 지금은 최고 3500만원까지 뛰었다. 브라운스톤의 분양권은 그동안 3번 정도 손바뀜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

 공공택지지구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는 불법이다. 떴다방들이 분양권 매집에 들어간 단지는 가격이 치솟게 돼 있다. 이들은 이를 노려 어느 정도 값이 오르면 되팔기도 한다. 전매가 쉽지 않거나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곳은 중도금·잔금을 치르면서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떴다방들은 자금이 부족할 경우 돈많은 물주를 끌여들이기도 한다.

 떴다방들은 분양권 뿐만 아니라 청약통장 매집도 서슴지 않는다. 세곡·내곡지구 보금자리 아파트 당첨이 확실한 통장은 초기 최고 7000만~8000만원에 거래됐다. 위례신도시 당첨 가능 통장은 2000만~3000만원 정도였다. 최초 생애주택 특별공급 대상 3자녀 신혼부부 통장과 10년 무주택 다자녀 세대주의 통장이 여기에 해당된다. 통장 매집은 브로커가 담당한다. 지인을 중심으로 매집하고 이들은 다시 지인들의 소개로 통장매입을 늘려 나간다. 타인명의로 통장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통장을 매집해온 브로커는 이익금의 20~30%가 제공된다.

 이들이 관리하는 통장은 전국 각지 분양시장을 들락거린다. 어떤 경우는 주소를 해당 지역으로 옮길 정도로 적극적이다. 지방의 경우 가입 6개월이면 1순위 자격이 주어져 통장 만들기가 쉽다. 성인이라면 가족 개인 당 하나씩 개설이 가능하니 얼마나 많은 청약통장이 이런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짐작이 간다.

 통장을 파는 측은 당첨이 되더라도 계약·중도금 등을 납입할 수 없는 계층이다. 그래서 브로커들의 통장 매집, 명의 대여 요구에 선뜻 응한다. 한 떴다방의 얘기다. “분양시장에 떴다방과 투기꾼들이 몰린다는 것은 앞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는 2~3년 지속될 듯 하다.” 벌써부터 주택시장 과열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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