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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6년 만에 대만 재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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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사임다비 기아 타이완이 반조립생산(CKD) 방식으로 대만 현지에 출시할 피칸토(한국명 모닝·왼쪽)와 카렌스. [사진 사임다비그룹]

기아자동차가 대만으로 다시 진출한다. 지난 2008년 철수 이후 6년만이다. 기아차는 이르면 이달 중 대만에 첫플래그십 전시장을 오픈하는 한편, 연말까지 6대의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의 대만 현지 파트너인 말레이시아의 사임다비(Sime Darby)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두회사는 현지 판매법인 ‘사임다비 기아 타이완’을 올해 4분기 정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식 출범에 앞서 사임다비 측은 늦어도 다음달안에 타이베이 시내에 첫 플래그십 전시장(쇼룸)을 개설하기로 했다.

 올 4분기 대만 시장에 선보이는 기아의 승용차는 피칸토(한국명 모닝), 카렌스, 쏘울, 옵티마, 스포티지, 쿠오리스(한국명 K9) 등 총 6개 차종이다.

 이중 피칸토와 카렌스는 반조립제품(CKD)으로 대만에 수입돼 현지 조립되고, 나머지 4차종은 광주공장 등 국내 공장에서 완성차로 수출한다.

 사임다비 관계자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대만 현지에서 조립하는 피칸토와 카렌스는 베스트 셀링카가 될 것”이라며 현지 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사임다비와 기아차는 3억 대만달러(당시 환율 약 120억원) 규모의 현지 판매법인 설립과 올해 상반기 대만 현지 진출 등을 골자로 한 판매제휴 계약을 체결했었다.

 쿠알라룸푸르에 본사가 있는 사임다비그룹은 말레이시아에서 현대차·BMW·재규어·포드·포르쉐, 중국에서 BMW·재규어·롤스로이스 등을 판매한다. 뉴질랜드에서도 폴크스바겐·아우디·페라리 등을 판다.

 기아는 현대차 합병 이전인 1999년 대만 시장에 진출했으나, 도요타 등 일본 업체에 밀려 2008년 철수했다. 현대차는 현지 업체 싼양모터스와 합작해 싼타페 등을 팔고 있다.

 대만의 자동차 내수 시장은 연 30만대 선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과의 경제 교류의 영향으로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차량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만운송자동차협회(TTVMA)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만 자동차 판매량은 12만37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 늘었다. 대만 영자지 차이나 포스트는 지난 7월 24일자 기사에서 “올해나 내년 중 대만 내수가 40만대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그룹은 요즘 대세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시장에서는 좋은 판매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당장의 판매보다는 2020년 이후의 신흥시장으로 떠오를 ‘비(非) 중국 아시아 지역’에 대한 선점 내지는 인프라 투자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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