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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 시의회 의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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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통해 천안·아산 모두 새정치연합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고, 시의회 역시 새정치연합이 다수를 차지해 ‘여대야소’가 됐다. 하지만 천안시의회는 최근 검찰 수사로 시의원 1명이 구속됐고, 시의원 다수가 조사대상에 오르는 등 아산시의회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적지 않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천안·아산 시의회는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출발부터 시민들로부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제7대 시의회를 앞으로 2년 동안 이끌고 가게 될 양 시의회 의장을 만났다.

글=장찬우·강태우 기자 , 사진 채원상 기자

주명식 천안시 의장

“지역 간 불균형 해소 복리 증진에 노력하겠다”

제7대 천안시의회가 개원 초반부터 뒤숭숭하다. 6·4 지방선거에서 단속을 빌미로 출마자에게 돈을 받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시의원이 검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 연관된 시의원이 더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명식 천안시의회 의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의회, 견제와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민주 의회,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원사에서 4대 비전을 밝혔다.

“첫째는 선거 과정에서 실망했던 시민에게서 다시 신뢰를 받겠다. 지난 선거를 통해 시민에게 한표 한표 호소했던 초심을 잊지 않고 시민의 권익 신장과 복리 증진, 지역발전을 위해 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 둘째는 시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겠다. 지역 현안 관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시민 뜻이 골고루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지방의회 존립 목적대로 자치행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감시·견제를 위해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의원들도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려면 공부는 필수다. 네 가지 비전으로 전반기 의회를 이끌어갈 것이다.”

-의장단 구성은 잘 마무리됐나.

“아산시의회가 원 구성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는 얘길 들었다. 천안시의회는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이 끊임없는 대화로 무리 없이 원 구성을 할 수 있었다. 다수당은 양보를, 소수당은 이해를 통해 무난하게 진행됐다. 지역이나 정당을 떠나 서로 머리를 맞대 무엇이 진정 시민을 위한 길인가를 깊이 고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줘 의장으로서 의원들에게 감사하다.”

-시의원이 구속돼 시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당을 떠나 불법적인 일을 했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일로 시의회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머지 의원들은 개원 이후 열심히 활동하며 의원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일부에서 검찰 수사로 많은 시의원이 연루돼 ‘식물의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믿는다.”

-의회 운영에 차질은 없나.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지난 1일 열린 제177회 1차 정례회와 의원총회, 의원 간담회에 많은 의원이 참석해 의욕적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동남·서북구청 직원들과 간담회도 열어 현안 사업에 대해 열띤 토의를 했다. 의회와 행정·시민이 삼위일체가 돼 화합하며 협력하자는 발전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의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천안시 현안은.

“천안의 발전이 서부 중심으로 치우쳐 있어 소외감을 느끼는 지역이 있다. 원도심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안이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통과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시의회가 충남도의회와 협의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천안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과학벨트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의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

-특위를 구성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역 주민과 천흥산업단지 입주기업협의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주한 산업단지 의료폐기물처리시설 시설과 관련해 행정상 또는 절차상 문제점을 짚어보는 것이 목적이다. 현장 방문을 했으며 자료를 검토 중이다. 이달까지 활동한 뒤 문제가 발견된다면 천안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 의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수당이 바뀌었다. 시장과 의장이 같은 당이어서 집행부 견제를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의장으로 있는 동안 집행부의 거수기 역할은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또 달라진 점은 초선 의원이 11명인 데다 여성 의원도 5명 입성했다는 점이다. 의정 경험이 없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젊은 패기와 열정을 갖고 의정활동을 한다면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끝으로 한 말씀.

“의원들과 함께 연구하며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의회가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유기준 아산시 의장

“일시보육센터 건립 관광산업 육성하겠다”

유기준 의원의 의장 당선은 예상 밖이었다.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새정치연합은 사전에 의장 후보를 내정해 놓았다. 새누리당과 상관 없이 자력으로 의장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달랐다. 유기준 의원이 다른 한 명의 이탈자와 함께 새누리당과 손을 잡으면서 의장이 된 것이다. 이후 새정치연합 의원 일부가 당에 유 의장 징계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원 구성 과정에 잡음이 많았다.

“의장이 되겠다는 계획을 사전에 하지는 않았다. 의장단 선거 전날 주변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됐다. 새누리당 제안을 받아들인 건 내가 (의장을) 하면 여야 모두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초의회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우기만 하는 국회를 닮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의장이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소속 정당 의원들을 설득할 기회가 없었나.

“앞서 밝힌 대로 사전에 계획한 일이 아니었다. 선거 전날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의장에 출마하면 돕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새누리당 의원 중 5대 시의원 시절 함께했던 의원도 있고, 학교 친구도 있다. 평소 여야가 서로 싸우지 않고 경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중간 입장에서 양쪽의 의견을 조율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시점이었다.”

-최근에도 몇 가지 시책을 두고 여야가 대립한 것으로 안다.

“여야가 언제나 같은 의견을 내는 게 더 큰 문제다. 서로 다른 생각이 더해져야 가장 좋은 결정이 내려지기 마련이다. 건강한 대결구도는 바람직하다. 다만 반대를 위한 반대가 문제다. 최근 시설관리공단 설립 문제나 노인 무료 목욕, 이·미용권을 65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문제도 여야가 서로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토론 끝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들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성과 중심의 의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책은 주민을 항상 만나는 의회에서 나와야 한다. 이 때문에 열린 의회, 혁신하는 의회, 성과를 내는 의회를 강조한 것이다. 문턱을 낮춰 언제나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혁신해야 한다. 비판하고 비난만 하는 의회가 아니라 집행부와 함께 성과를 내는 의회를 만들어 보고 싶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산의 미래 먹거리는 관광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한 관광도시를 가봤는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주차단속을 하지 않더라. 관광 온 손님들이 맘 편히 식사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한다고 했다. 거창한 사업계획도 나와야 하겠지만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배려하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방이나 탕정의 경우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반시설이 열악하다. 특히 교육이나 문화예술 쪽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배방중학교는 전교생이 운동장에 나와 서 있지 못할 만큼 과밀학교다.”

-교육복지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다.

“탕정·배방 지역구에 학부모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문제에 관심이 커졌다. 교복 물려주기 일환으로 교복은행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엄마들이 아이들을 마음 편히 맡길 수 있게 일시보육센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을 일시적으로 돌봐드리는 돌봄센터도 필요한 것 같다. 아산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들을 위한 투자는 아까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 안 좋은 감정이 남아 있는 의원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함께 힘을 합쳐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여야가 함께 예산 확보를 위해 충남도도 찾아가고 정부 부처도 올라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역대 시의회도 모자람 없이 지역발전을 위해 애쓰고 노력해 왔다고 믿고 있다. 선배 의원들이 만들어 놓은 성과 위에 무엇을 더할까 고민하고 있다. 갈등을 극복하고 성과 중심의 의회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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