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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차림 두 여배우와 화투, 진땀 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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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승현은 “극중 대길이 난관에 빠진 장면에서 수치스러운 감정이 들었다”며 “대사가 없던 장면인데 애드리브로 마구 퍼붓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전소윤(STUDIO 706)]

‘타짜-신의 손’(강형철 감독, 이하 ‘타짜2’)은 허영만 만화가 원작인 ‘타짜’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이자 새로운 주인공 대길(최승현)의 성장담이다. 전편 ‘타짜’(2006, 최동훈 감독)의 주인공 고니(조승우)의 조카이기도 한 대길이 도박판에 뛰어들어 온갖 풍파를 겪는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대길을 연기한 주연배우 최승현(27)은 순수하고 엉뚱한 모습부터 강직하고 비장한 모습, 그리고 연인을 향한 순정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스크린에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대길을 어떤 인물이라고 봤나.

 “삼촌인 고니보다 동물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본능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래서 얻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많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인생의 파도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인물이다.”

 -스스로와 비교한다면.

 “내가 잃어버렸던 성향을 대길을 통해 다시 표현해낸 것 같다. 여자 앞에서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수줍게 고백하는 대길의 모습이 내 어렸을 때와 닮았다. 목표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도 비슷하다.”

 -승부근성도 강한 편인가.

 “웬만하면 게임을 잘 안 한다. 어떤 일이든 한 번 빠지면 목숨 걸고 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웃음). 대길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에너지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타짜-신의 손’의 최승현(왼쪽)과 신세경.

 -대길의 첫사랑인 미나(신세경), 도박판에서 만난 우사장(이하늬)과의 멜로도 이야기의 중요한 축인데.

 “영화에서 멜로가 처음인데다 두 명의 여배우를 상대하다 보니 부담이 더 컸다. 신세경은 나보다 세 살 어린데도 성숙하고 배려심이 많았다. 누나뻘인 이하늬는 이렇게 털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성격이 좋았다.”

 -후반부 아귀(김윤석)를 비롯한 도박꾼들이 속임수를 막기 위해 옷을 벗고 화투를 치는 장면이 있는데.

 “촬영 때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게다가 양 옆에 속옷차림인 두 여배우가 있어서 진짜 진땀 뺐다. 조금이라도 눈을 잘못 두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타짜2’에 담긴 메시지라면.

 “쉽게 얻는 건 쉽게 잃는 법이다. 남자들에게는 허세 같은 게 있어서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성공에 대해서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인생의 부질없음을 깨달은 대길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듯, 허황된 꿈을 좇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돌 그룹 ‘빅뱅’ 소속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붙는데.

 “요즘은 대중들 눈이 엄격해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래서 연기든 노래든 더 신중하고 더 열정적으로 하려 한다.”

 -차기작은 정했나.

 “‘타짜 2’ 촬영 회차가 100회가 좀 넘는데, 내 출연 분량이 100회 쯤이었다(거의 모든 장면에 나온다는 얘기다). 10개월 가까이 ‘타짜2’에만 매달렸다. 이 영화 개봉하고 극장에서 내릴 때까지 다른 시나리오는 보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그게 ‘타짜2’에 대한 의리라고 생각한다.”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지용진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정지욱 영화평론가): 화려한 캐스팅, 아기자기한 장면, 배우들의 파격적 노출 등 영화적 재미가 가득하다. 후반부에 다소 긴장감이 떨어진다. 두 시간 넘는 상영시간이 관객에 따라 부담이 될 수도.

★★★(이은선 기자): 원작과 전작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장점만 활용한 연출이 영리하다. 게임의 흐름은 룰을 알든 모르든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을 발휘하고, 각 인물들은 특징을 고루 드러내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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