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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환자 5년간 3배 늘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A(38·여)씨는 딸 아이(8)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얼마 전부터 딸의 가슴에 멍울이 생겼기 때문이다. 손으로 살짝 집히는 정도의 크기였다. 병원 검사 결과 성조숙증으로 진단됐다. 8살짜리 아이에게서 벌써 사춘기(2차 성징)가 시작된 것이다.

성조숙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환자는 2009년 2만1712명에서 지난해 6만6395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2만8251명, 2011년 4만6250명, 2012년 5만5333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성조숙증은 호르몬 이상에 의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것을 말한다. 만8세 미만의 여아에서 가슴 발달이 시작된 경우, 만9세 미만의 남아에게서 고환 크기가 커지는 경우다. 하지만 인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 중 대부분(91.2%)이 여자 아이였다.

성조숙증 치료는 이를수록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조성윤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병원 방문 전에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거나 치료에 대한 오해로 치료를 망설이는 부모들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약물 치료법은 호르몬 억제 주사를 4주마다 맞는 것이다. 성호르몬 농도를 줄여 정상 수치로 만들기 위해서다.

평소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비만인 경우 지방세포에서 성호르몬이 발생해 사춘기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 의원은 성조숙증 환자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심평원 자료는 비급여 항목인 성장클리닉과 약국·한방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제외된 수치여"라며 "성장장애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y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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